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과 온실가스 감축목표로 에너지 정책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신한울 3·4호기는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사진은 운영 허가가 지연돼 수조 원대의 추가 비용 부담을 초래한 경북 울진 신한울 1호기의 모습.   경북도청 제공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과 온실가스 감축목표로 에너지 정책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신한울 3·4호기는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사진은 운영 허가가 지연돼 수조 원대의 추가 비용 부담을 초래한 경북 울진 신한울 1호기의 모습. 경북도청 제공
■ 정부 ‘2030년 감축목표’ 발표

유가급등·공장중단 등 ‘부메랑’
탈원전 고수하는 韓, 우려 커져

구체적 수단 없이 목표만 나열
정부도 “매우 도전적인 것” 인정


정부가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목표 설정이라는 비판에도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2018년 대비)’을 강행키로 하면서 ‘에너지크런치(경색)’ 심화, ‘그린플레이션’(친환경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 역습 등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이미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의 부메랑’처럼 돌아온 에너지 수요 폭등, 유가 급등, 공장 중단과 글로벌 가치사슬 연쇄 타격으로 아우성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저탄소 전력원인 원전을 배제하는 ‘탈(脫) 원전’ 정책을 고수하며 수급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하는 탄소중립을 추진 중이어서 우려는 더욱더 커지고 있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와 관계부처가 8일 오전 온라인 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기후변화 파리협정에 따라 당사국이 스스로 발표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안’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26.3% 수준인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률을 2030년 4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최근 확정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대비 35% 이상 감축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보다 5%포인트나 높였다. 기준연도 대비 2030년까지 연평균 감축률은 한국이 4.17%인 데 반해 영국과 미국은 각각 2.81%, 유럽연합(EU)은 1.98%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대한 신의로 2030년 온실가스 배출 감축목표가 40% 이상은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발언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속전속결로 정부안이 나왔다.

정부 스스로도 “2018년 대비 40% 감축목표는 매우 도전적인 것”이라고 인정한 이날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비판은 거세다. 뜬구름 잡는 목표만 나열하고 구체적인 수단에 대한 언급이 전무한 데다 여론 수렴마저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밀어붙이려 한다는 점에서다. 국가 사회, 경제, 산업 전반에 어마어마한 파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대전환에 관한 발표임에도 2페이지 반에 불과한 보도자료(표 등은 제외)에는 전환 -44.0%, 산업 -14.5%, 건물 -32.8%, 수송 -37.8% 등 부문별 수치만 단순 제시됐고, ‘감축노력 극대화’ ‘석탄발전 축소, 신재생에너지 확대’ 같은 추상적인 문구만 등장했다.

실현 가능성 외에도 이번 방안대로 추진될 경우 천문학적 규모의 비용 등 파장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비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유럽 등 선진국들이 이미 그린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태양광·풍력 등을 하기엔 이들 국가에 비해 자연조건의 제약이 큰 데다 급격한 속도로 탈원전 정책까지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이 떠안아야 할 부담이 산더미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경제와 산업에 미칠 부작용은 고려하지 않은 ‘시민단체적 선언’에 불과하다”며 “그나마 발전 부문에서 연간 5000만t이라도 줄이려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가동원전 운영허가 연장 등 실질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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