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녹취록 등장 발언 토대
유동규 700억원 약정 발언 등
특정인물 중심 돈 종착지 추적
11일 화천대유 대주주 金소환
‘문어발식 로비’ 등 규명 착수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관계자 진술과 관련 증거 분석을 통해 천화동인 1호 등 민간 업체로 흘러간 수천억 원 배당금 일부가 정치 자금 등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이른바 녹취록에 담긴 것으로 알려진 ‘700억 원 약정설’부터 ‘실탄 350억 원(로비 자금) 발언’까지 대상자로 특정된 인물들을 중심으로 돈의 종착지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오는 11일 대장동 개발 민간 업체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를 소환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과 정치자금 등 정관계 로비 의혹 전반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 속 700억 원 약정 발언의 진위를 검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기재한 뇌물 수수액 8억 원 중 5억 원을 700억 원 약정의 ‘일부’로 판단한 이유다. 검찰 안팎에선 녹취록에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개발 이익의 25%(약 700억 원) 약정’을 유 전 본부장보다 더 윗선을 보고 맺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유 전 본부장이 돈의 ‘종착지’가 아닌 ‘경유지’일 거라는 의혹이다.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화천대유 대주주이자 천화동인 1호 소유주로 알려진 김 씨가 “내가 실소유주가 아니란 걸 직원들이 다 안다”는 취지의 발언도 포함됐다고 한다. 화천대유가 천화동인 1호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지만 화천대유 주주 구성은 김 씨가 대주주라는 것 외에 객관적인 자료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에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1208억 원의 일부가 자금 세탁을 거쳐 이재명 경기지사 측에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에서 김 씨가 “정치자금은 내가 대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주목해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김 씨와 유 전 본부장 모두 700억 원 약정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다.
녹취에 담긴 것으로 전해진 “실탄 350억 원” 발언도 개발 이익이 정치자금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해당 발언에는 성남시의회 의장과 의원에게 각각 30억 원, 20억 원을 전달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에 녹취에 언급된 ‘실탄’은 개발 과정에 관여하거나 관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정치인일 거라는 분석이다. 김 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린 473억 원의 행방도 검찰 수사로 드러나야 할 부분이다. 김 씨는 이 중 100억 원을 분양대행업체 이모 대표에게 빌려줬다. 이 대표는 전액, 토목건설업체 나모 대표에게 건넸다. 이 대표는 나 대표에게서 받은 20억 원을 갚는 목적 등으로 김 씨에게 100억 원을 빌려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법인 간 차입금 상환과 투자 등의 목적으로 ‘둔갑’, 대장동 개발 이익이 정치자금으로 흘러갔을 거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검찰은 김 씨를 소환해 화천대유 설립 배경과 대장동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 문어발식 로비 경위에 대한 실체 규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씨가 권순일 전 대법관과 만나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에도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윤정선·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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