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가 중요할까. 메신저가 중요할까. 이상적인 대답은, 뻔하게도 ‘둘 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하루에도 몇 번씩 하게 되는 크고 작은 결정들. 객관적인 정보에 비추어 이성적으로 사고했다고 확신하는가. 정보를 전달한 사람이나 매체의 지위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지금 입고 있는 옷, 손에 들린 책, 출근할 때 타고 온 자동차…. 자, 대답이 달라진다. 우리는 메신저에 의존한다. 그것도 거의 절대적으로.
전 세계 500만 부가 팔린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가 행동심리학자와 공동 집필한 화제의 책이 국내 출간됐다. 책은 사회심리학을 바탕으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대해 통찰한다. 목적은 두 가지. 메신저의 영향력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그리고 영향력 있는 메신저를 잘 이용하기 위해.
책이 분류하는 메신저 프레임은 8가지다. 우월함을 바탕으로 하는 하드 메신저엔 사회경제적 지위, 역량, 지배력, 매력이 있다. 그리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소프트 메신저로는 온화함, 취약성, 신뢰성, 카리스마가 있다. 책은 이 메신저들이 일으키는 상호작용을 분석, 어떤 상황에서 어떤 메신저가 승자가 되는지 구분해 설명한다. 예컨대, 새 학기 첫날 교사의 경우, 잘못을 저지른 학생에게 ‘지위’ ‘카리스마’(하드 메신저)를 드러낼 필요가 있고, 연인의 부모를 만나는 자리라면 일관된 모습으로 ‘신뢰성’(소프트 메신저)의 프레임을 갖추는 게 유용할 것이다. 적절한 프레임을 갖추지 못한 메신저가 메시지와 무관하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는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다. 이 역사적인 위기를 예측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라는 사람 이야기다. 그는 시장이 폭락할 것을 확신하고 공매도에 나서 1100억 원을 벌고, 투자자들에게 8200억 원을 안겨줬으나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는 수모를 당한다. 예지력이라 할 만한 통찰을 가졌음에도, 이를 전할 수 없었다. 대신, 세상은 다른 유명한 금융 저널리스트들의 메신저 효과에 걸려들었고, 결국 세계 금융 위기라는 침체의 길로 걸어 들어갔다.
책은 오랜 연구를 기초로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시뮬레이션하듯 전개된다. 마법처럼 강력한 메신저에 현혹돼 큰 화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세상을 향해 누구보다 강력한 메신저가 되고 싶은 사람들 모두에게, 김경일 교수의 추천사처럼 “아주 재미있는 참고서”가 돼 줄 것이다. 404쪽, 2만20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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