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간에겐 깊은 ‘내면의 세계’가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의 생각, 욕망, 행동은 알 수 없는 깊은 내면세계에서 비롯되고, 이 ‘깊은 내면’을 알지 못하면 사람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워릭경영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이 오랜 통념에 도전한다. 인간에겐 심오한 마음이라는 것이 없고, 우리 내면에는 숨겨진 신념이나 동기 같은 것도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뇌과학, 신경과학, 인지심리학, 행동심리학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실험 사례를 통해 인간이 왜 이 같은 통념에 속는지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뇌는 우리 생각과 행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일을 해나간다고 한다. 이 때문에 체스의 달인도 자신이 체스를 어떻게 두는지 설명할 수 없고, 의사는 어떻게 환자를 진단하는지 설명할 수 없다.
저자는 오늘의 기억은 어제의 해석뿐이라고 한다. 과거 판례를 재해석해 새로운 사건을 판단하는 판사와 같은 메커니즘이다. 인간은 깊은 내면에 있는 어떤 것에 영향받아 행동한다기보다 끊임없이 즉흥적으로 행동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경험은 다시 우리의 행동과 내면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는 내면에서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창의적이라는 저자는, 사람들은 순간순간 자기 자신을 재창조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한다. “해석과 의미 부여를 멈추고 순간순간에 집중하라.” 332쪽, 1만6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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