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포럼 2세션 ‘산업전환과 국가대응 과제’에서 ‘산업대전환기의 선도국가 부상을 위한 국가 전략 방안’을 강연한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긴 안목과 시야를 통한 간접개입 방식으로 산업정책의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현 시기를 수요가 기술을 추격하는 시대라고 규정했다. 그는 “과거에는 기업이 물건을 만들면 다 팔리던 시대였지만, 이제는 뭘 팔아야 할지 모르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수요 부족이 문제인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따라서 수요에 맞는 기술을 만들고, 접목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수요에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 것은 민간 분야의 강점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정부의 강점은 자원 동원”이라고 말했다.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도 변화해야 한다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과거에는 육성해야 할 산업을 정부가 직접 정하고 인프라와 자본을 해당 분야에 지원했지만, 지금은 그러한 방식으로는 시대적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산업 정책의 목표를 ‘혁신 생태계 구축’으로 압축해 제시했다. 기업, 대학, 연구자, 투자자 등 각 경제 주체들이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경제 주체들의 혁신 동기를 살리기 위해서 공정 경쟁, 고른 기회, 차등 보상 등 3대 요소를 강조하고 국가의 역할은 3대 요소를 강화하는 데 집중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구체적인 국가의 산업 정책으로는 원활한 진입과 퇴출, 선도형 연구·개발(R&D), 인재 혁신을 꼽았다. 원활한 진입과 퇴출은 경쟁력 있는 기업은 계속 시장에서 살아남게 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퇴출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을 뜻한다. 국가가 정책 금융이나 지원 정책 등을 통해 퇴출돼야 할 기업을 붙잡고 있으면 혁신 생태계 조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박 교수는 “규제 정책은 할 수 있는 것을 지정하는 포지티브 방식이 아닌 할 수 없는 것만 지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R&D 분야에서는 기업의 응용·개발 단계보다는 대학의 기초 연구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며 “대학이 혁신의 허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재 혁신을 위해서는 45세 이상 인적 자원의 역량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상명하복의 문화를 극복하고, 비인지 역량을 강화해야 혁신의 분위기가 창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15세 남성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고, 25∼35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간, 45세 이하는 하위권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15세 이후 주입식 교육 방법과 과도한 학습으로 학습 열의가 감소하고, 25세 이후 상명하달과 나이를 중시하는 호봉제로 역량 개발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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