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류준열이 주연을 맡고 있는 드라마 ‘인간실격’이 공감·연민·슬픔·사랑 등 깊고 디테일한 감성 연기로 주목받고 있다.

9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연출 허진호, 박홍수, 극본 김지혜)에서 전도연은 아련한 고백에 이어 자기 각성을 통해 조금씩 깨닫게 된 참회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인생의 내리막길 위에서 실패한 자신과 마주하며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부정 역은 맡고 있는 전도연은 강재(류준열)에게 느낀 설렘과 떨림부터 호감으로 이어지는 부정의 내면을 흡입력 있게 표현해냈다.

극중 구조대상자로 신고 돼 파출소에 가게 된 부정은 결국 강재에게 신원확인을 위한 지인 대행을 요청했고, 답변이 없던 강재는 조금 뒤 파출소 안으로 걸어들어 왔다. 부정은 그렇게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강재를 시간이 멈춘 듯 한참 바라봤다. 경찰은 신변을 인계 받았다는 서신에 사인을 하는 강재에게 “전에도 같은 저수지에서 비슷한 일로 접수된 적 있었던 건 알고 계세요?”라고 물었고, 강재는 “알고 있습니다. 일 년 전쯤에 다른 사람들하고 유서도 써 놓고 그랬었는데…”라고 답해 부정을 놀라게 했다.

이어 경찰서에서 나온 부정과 강재는 택시가 잡히지 않자 늦게까지 하는 두근역에 있는 식당으로 갔지만 문이 닫혔고, 부정이 보이지 않음을 깨달은 강재는 걱정하며 찾아 나섰다. 핸드폰을 보고 있던 부정을 발견한 강재는 부정과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며 기차가 다니지 않는 선로를 걸었다. 그러던 중 부정은 강재에게 오늘 일에 대해 얼마를 지불하면 되는지를 물어보며 “왜 이 먼데까지 와줬을까. 내 번호도 지웠던데… 혹시 내가 걱정돼서 왔나”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강재에게 “나랑 비슷한 사람이구나. 잘 모르겠지만. 그러다가 잘 해주고 싶었어요”라고 강재에게 관심이 생긴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자 강재는 집 말고 가보고 싶은 곳이 있냐며 묻고는 “산에 갔다가 바다 갔다가 그리고 집으로 갈까요”라면서 아버지 장례식을 치른 날의 일정 그대로 천문대로 향했다. 그리고 부정은 강재와 천문대 쪽 산길을 걸어 올라가며 강재로부터 어머니와 같이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왔던, 추억들을 듣게 됐다.

이윽고 천문대에 도착한 두 사람은 넓게 트인 까만 밤하늘에 수놓아진 엄청난 별들을 보면서 감탄을 터트려냈다.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황홀한 광경에, 아버지 유골함을 들고 왔던 눈 오는 날의 기억에 강재는 눈시울을 붉혔고 부정은 촉촉한 눈길로 강재를 바라봤다. 하지만 쌀쌀한 추위로 인해 두 사람이 몸을 한껏 웅크리고 있자, 지나가다 만났던 하이킹 팀원 중 하나가 담요와 남는 텐트를 빌려줬던 터. 조그만 텐트 안에서 두 사람은 어색함에 어쩔 줄 몰라 했지만 이내 부정은 강재에게 등을 돌리고 누운 채 과거 저수지에서 신고됐던 경험을 꺼냈다. 그리고는 “살면서 제일 후회하는 몇 가지 일 중에 하나거든요. 왜 마음이 허하냐고 그랬잖아요. 난 아무것도 못 됐거든요”라고 후회했다. 이어 “욕심 없는 척 겸손한 척 그러면서 나쁜 짓도 많이 했어요. 다 되고 싶고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싶었어요”라며 “뭐라도 되고 싶었나 봐요. 근데 잘 안 됐어요”라는 인생에 대한 회한을 털어놨다. 하지만 너무 창피해서 다 끝내고 싶었는데 지금은 모든 게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 보고 싶다며 강재를 만난 후 달라져 버린 마음을 털어놨다.

결국 강재도 부정 옆에 누워버렸고, 두 사람은 좁은 텐트 안에 닿을 듯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따가 바다에 갈 수 있겠냐”는 강재의 질문에 부정이 “모르겠다”고 답하자 왠지 모를 침묵이 이어졌고, 그 때 갑자기 눈을 감고 있는 강재 쪽을 돌아보던 부정은 “얼굴 한 번 만 만져 봐도 돼요?”라는 가슴 떨리는 주문을 던졌다. 깜짝 놀라 눈을 뜬 강재가 밀착한 듯 가까워진 부정과 시선을 마주하면서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인간실격’은 매주 토, 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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