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희망퇴직에 ‘긍정적’…매각 일정에는 이견

소매금융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의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해 연내 마무리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소매금융 부문의 ‘통매각’을 목표로 했던 씨티은행이 매각 작업이 여의치 않자 신용카드와 자산관리(WM) 부문의 부분매각도 검토했으나 진전된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금융계에서는 매각 불발 후 ‘단계적 폐지’(청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7월 소비자금융 부문의 전체 매각, 분리 매각, 단계적 폐지 중 어떤 방안을 추진할지를 확정 지으려다 일정을 계속 미룬 채 아직 이사회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신용카드, WM 등 알짜 사업부를 부분 매각하기로 사실상 가닥을 잡고 인수의향서(LOI)를 낸 복수의 금융회사들과 몇 달간 협상을 벌여왔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은행 내부에서는 연내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속도를 내도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정도만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주에서도 지난 8월 인수자가 나타났지만, 금융당국 인가 절차 등을 고려할 때 내년 3월에나 매각이 완료될 전망이다.

소매금융 매각 작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고임금의 인적 구조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씨티은행은 인적 구조조정을 위한 ‘희망퇴직’ 카드를 염두에 두고 지난달 말 노조에 희망퇴직 안을 제시했다. 직원들에게 정년까지 잔여 연봉의 90%를 보상해주는 특별퇴직금을 최대 7억 원까지 보장하고, 퇴직금과 별도로 지급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씨티은행 노조 분위기도 나쁘지 않은 상태다. 노조가 이를 수용하면 매각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최근 노사는 희망퇴직안을 둘러싼 협상에 들어갔다. 통상 한 달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노사는 예상하고 있다.

비대한 인력 구조가 매각 작업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점에서 희망퇴직에는 노사 간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사업부 매각에서는 갈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은행 전 직원의 평균 연령은 만46.5세로 다른 시중은행보다 높지만, 직원 평균 연봉은 은행권 최고 수준인 1억1200만 원에 달한다.

경영진은 희망퇴직 후 매각이 가능한 신용카드 등의 사업부를 조속히 매각한 뒤 나머지는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노조는 희망퇴직 후 사업부를 유지한 상태에서 확실한 인수자가 나올 때까지 회사를 재정비하자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이 만일 청산을 결정한다면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인가 권한을 가진 금융위원회는 “소매금융 부문 단계적 폐지가 은행법상 인가 대상인지 여부에 대해 쟁점이 있는 상황”이라며 “씨티은행 측이 단계적 폐지 계획을 제시한다면 전문가 의견 수렴, 과거 사례 분석 등을 통해 인가 대상인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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