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건태 기자

해양경찰관 재직 당시 2차례나 헬기 추락 사고를 당한 50대 남성이 퇴직 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달라며 행정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11일 인천지법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05년 10월 25일 오전 9시 15분쯤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펜더 970’ 헬기가 인천 중구 한 낚시터 인근에서 추락했다. 인천해경 부두로 이동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이륙한 지 10분 만이었다.

헬기가 지면을 들이받으면서 앞면 유리창뿐 아니라 프로펠러와 엔진 일부도 파손됐다. 기상악화로 예방 착륙을 하려던 헬기가 소나무와 출동해 일어난 사고였다. 당시 30대 후반의 정비사였던 A 씨를 비롯해 기장과 부기장 등 모두 3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7년 5월 14일 A 씨는 또다시 헬기 사고를 당하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당시 A 씨가 탄 헬기는 재난 대응훈련을 마치고 인천해경 부두 헬기장으로 하강하다가 기체 이상으로 강제 착륙했다. A 씨 등 3명이 탄 헬기는 강제 착륙 과정에서 동체 꼬리 부분이 지면에 부딪혔으나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2년 뒤인 2009년 사지 마비 증상을 느낀 A 씨는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했고, 검사 결과 경추간판탈출증 진단이 나와 수술까지 받았다.

첫 사고 후 13년 만인 2018년 명예퇴직한 그는 인천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인천보훈지청장을 상대로 국가유공자 및 보훈 보상대상자 비해당 결정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첫 사고 후 머리와 목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항공단 인력이 부족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업무에 복귀했다”며 “그 상태에서 두 번째 사고를 당하고 근무하다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공무 수행과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천지법 행정1단독 이은신 판사는 A 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2차례 헬기 사고에 따른 외상이 현재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판사는 “원고는 첫 사고 후 뇌진탕과 다발성 타박상 진단을 받았지만, 당시 경추 엑스레이(X-ray) 검사 결과 ‘골 이상 없음’ 판독이 나왔고 두 번째 사고 후에는 병원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정의도 2차례 사고와 원고의 질병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지만 단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 판사는 이어 “원고를 수술한 병원은 인과관계가 대단히 높다는 소견을 밝혔지만, 원고의 주치의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런 의견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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