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獨 메르카토르 연구소’ 등 연구결과 네이처에 게재

美, 올해 388명 기후재난 사망
향후 30년간 폭우 등 재해로
도로 321만㎞ 이상 유실되고
1240만개 주거시설 피해 예측

이달말부터 2주간 ‘COP 26’
美 기후특사 “깜짝발표 있을것”


오는 10월 31일∼11월 12일 제26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 26)를 앞두고 전 세계 인구의 최소 85%가 기후 변화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선 경찰서, 소방서, 공항, 병원 등 중요 사회기반시설 약 25%가 홍수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올 만큼 ‘기후 위기는 곧 실존 위기’라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전선에 있던 세계보건기구(WHO)도 인류 보건 위기의 방점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기후 문제로 돌린 가운데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COP 26에서 주요국들의 깜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독일 메르카토르 기후변화연구소 등 복수의 싱크탱크 소속 기후학자들은 이날 지구 육지의 80%가 온난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에 게재했다. 10만 건 이상의 기상 현상을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다. 뉴욕 등 대도시에서 허리케인으로 인한 홍수 피해가 컸던 미국에선 올해 들어서만 이미 최소 388명이 기후 재난으로 사망했고, 1000억 달러(약 120조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홍수 연구 관련 비영리 단체인 퍼스트 스트리트 파운데이션은 미국에서 향후 30년간 약 200만 마일(321만8688㎞)의 도로와 100만여 개의 상업용지, 약 1240만 개의 주거용 부동산, 2000개의 사회기반시설이 해수면 상승과 폭우 등 재해로 가동이 중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WHO도 팬데믹 이후 “지속 가능한 회복”이 담보되기 위해선 더욱 “야심 찬 기후 행동”이 이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WHO는 이날 COP 26을 앞두고 낸 특별 리포트에서 “기후 변화는 인류가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단일 위협”이라면서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이는 사회 최하위 계층에서 더욱 강하게 체감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교통, 식품유통체계, 금융 등 모든 분야에서 완전한 변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연간 1370만 명, 분당 13명이 화석 연료 연소로 발생하는 대기오염으로 희생된다는 것이 WHO의 추산이다.

중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기후 외교’를 펼치고 있는 케리 특사는 이날 프란스 짐머만스 유럽연합(EU) 집행위 부위원장과의 화상 대담에서 “세계 경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31개국이 ‘국제메탄서약’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과 EU는 지난 9월 17일 화상 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줄이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