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화력발전 원유 대체 영향
겨울 수요증가땐 유가 더 뛸듯
일각 “조만간 90달러 넘어설것”
인플레 우려에 뉴욕증시 하락


글로벌 에너지 부족 우려에 11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국제유가의 이상 급등은 글로벌 경제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함께 천연가스 대란을 앓고 있는 유럽국가들이 다시 대체 연료인 원유 등을 이용한 화력 발전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난방유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이 다가올수록 유가가 상승해 조만간 9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는 전장보다 1.5% 오른 배럴당 80.52달러로 마감했다. WTI가 종가기준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 31일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수요 증가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부족 우려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화력 발전 대체 연료인 원유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이 따르지 못하는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등의 압력에도 불구,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는 하루 40만 배럴로 합의한 증산량을 추가로 늘리지 않고 있다. 브라이언 스완 슈나이더 일렉트릭 글로벌 원자재 분석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는 지난주 천연가스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결과로 원유 수요가 하루에 50만 배럴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 역시 이날 유가가 9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제시하며 “올 겨울 수요 증가, 가스에서 원유로 화력 발전 대체”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씨티그룹은 가스 가격이 추가로 오를 경우 원유 수요가 하루 약 100만 배럴까지 늘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 최근 천연가스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거래소에서 천연가스는 메가와트시(Mwh) 당 83.75유로를 기록했다. 지난주 117.50유로에 비해서는 낮아진 수준이지만 8월 중순에 비해서는 약 2배 높은 가격이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는 △풍력 발전에 이용되는 북해의 풍량 감소 △탄소 중립 정책 △천연 가스관 ‘노드 스트림Ⅱ’의 승인을 위한 러시아의 의도적 가스 수출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거론된다.

한편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강해지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2% 하락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9%, 나스닥지수는 0.64% 하락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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