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유동규 호칭은 형·동생”
“50억 7명 대부분 언론에 나와”
檢수사 방향·법적 책임 저울질
외교부, 남욱에 여권 반납 명령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면서 ‘윗선’ 연루를 밝혀줄 “그분”에 대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기획본부장이 아니라고 언급한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남 변호사는 여권이 대장동 사건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하는 근거인 50억 원 클럽의 실체도 사실상 인정했다. 법조계에서는 남 변호사가 여권과 야권이 동시에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을 노출시키면서 검찰 수사의 방향과 자신의 법적 책임범위를 저울질하는 투트랙 행보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등 대장동 개발 이익금이 정치권 등 외부로 흘러갔다는 의혹을 풀 민간사업자 간 핵심 동업자이자 내부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전날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김만배 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그분’이라고 지칭할 수 있나’는 질문에 “김 씨와 유 전 본부장의 평소 호칭은 형, 동생”이라고 답했다. 다만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김 씨가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남 변호사는 “그분이 누군지는 당사자만 알고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현재 미국 도피 중인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로 1007억 원을 배당받았다.
남 변호사의 입에 관심이 쏠리는 건 무엇보다 김 씨에게 로비 자금 규모와 대상을 직접 들은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남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김 씨가) 350억 원 로비 비용이 든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비용 문제로 다툴 때 이게 큰일 나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직접 들은 거냐’는 질문에 그는 “계속 들었다”면서 “(김 씨가 로비)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너희들이 이런 비용을 내라’고 해서 그것 때문에 계속 부딪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남 변호사는 “김 씨가 7명이 누군지 구체적으로 얘기했다”며 “거의 대부분 지금 언론에 나온 분들”이라고 했다. 야권에서 공개한 이른바 ‘50억 원 클럽’이 실제로 민간사업자 간 거론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남 변호사가 350억 원 로비 등을 들었다고 해도 실제 이행됐는지는 다른 문제다. 이미 50억 원 클럽에 포함됐다고 거론된 법조인 등은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남 변호사도 민간사업자 간 수익 배분 과정에서 김 씨가 허위 사실을 의도적으로 흘렸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남 변호사는 “(김 씨가)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한다”면서 유 전 본부장에게 줘야 할 돈이 400억 원부터 700억 원까지 조금씩 바뀌었다고 했다.
외교부는 남 변호사의 여권 무효화를 결정하고 관련 조치에 착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여권법 관련 규정에 따라 (남 변호사에게) 여권 반납 명령 및 여권발급 제한 조치를 취했다”며 “검찰로부터 여권제재 요청 공문을 접수한 후, 결과를 검찰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8일 외교부에 미국 체류 중인 남 변호사의 여권 무효화를 요청했다. 남 변호사가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전자여권 시스템을 통해 남 변호사 여권은 무효화된다.
윤정선·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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