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기몰이 고노에 유세 러브콜
찬밥서 ‘선거의 얼굴’로 재부상
“와, 백신 아저씨다! 사진 찍어 주세요!”
지난 8일 일본 지바(千葉)현 JR 요츠카이도역(四街道驛)에 등장한 한 중년의 남자에게 초등학생 100여 명이 달려들어 거리가 마비됐다. 이 남성은 지난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신임 총리에게 완패한 고노 다로(河野太郞·사진) 자민당 홍보본부장. 선거에서 진 뒤 한직인 ‘홍보본부장’을 맡으며 당내에서 찬밥 취급을 당하는 것처럼 보였던 고노 본부장이 오는 31일 중의원 선거를 앞둔 자민당 ‘선거의 얼굴’로 재부상하고 있다.
14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고노 본부장에게 자민당 의원들의 유세 러브콜이 빗발치고 있다. 심지어 총재 선거에서 고노 본부장을 지원하지 않은 의원들까지 유세 요청을 하고 있다. 당내 ‘구원투수’인 셈이다. 이 때문에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마저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지원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정조회장에게 밀려 3위를 기록했던 고노 본부장이 재부상할 수 있을지는 이번 중의원 선거에 달려 있다는 평이 나온다. 고노 본부장 역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중과의 접촉을 늘려가며 본인의 낙선을 개그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낙선 사흘 뒤 오사카(大阪)부 히라가타(枚方)에서 열린 대중 행사에서 “여러 가지 일로 (총리 취임 실패했기 때문에 응원하러) 방문하게 됐다”는 자학 개그를 해 대중의 환호를 끌어내기도 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이날 각의를 열고 중의원 해산 방침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오는 19일 총선 일정을 공시한 뒤 31일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중의원 465석 중 276석을 차지하고 있는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유지할지, 개헌 발의선(301석)까지 더 확보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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