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3개월 앞 중소업체 비상
산재 91% ‘300인미만’서 발생
‘참사 예방’법 취지 공감하지만
의무기준 불명확…책임은 과중
“중과실 없을땐 면책을” 목소리
경남 김해에서 용접기자재 업체를 운영 중인 최모 대표는 3개월 뒤면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 때문에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근로자 1명 이상 사망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징역 1년 이상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을 물어야 한다”며 “회사만 보고 달려왔는데 하루아침에 ‘잠재적 범죄자’가 된 것 같아 착잡하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예방을 철저히 해도 현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결과만 보고 사업주를 처벌하겠다는 건 과하다”며 “대기업은 사업을 세분화해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전혀 사정이 다르다”고 했다.
내년 1월 27일부터 50인 이상 기업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50인 미만은 2024년부터)되는 가운데 전체 산업재해의 91%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참사를 예방하자는 취지에서 법이 만들어졌지만 의무 기준이 불명확하고 책임은 과중해 자칫 대응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으로만 처벌이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대·중견기업과 달리 사실상 1인 오너 체제가 많은 중소기업의 경우 사고 하나로 대표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경우, 멀쩡하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문을 닫을 수 있다며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문화일보가 15일 고용노동부의 ‘2019년 산업재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요양재해자 수 10만9242명 중 300인 미만 기업에서 발생한 요양재해자는 91.6%인 9만9766명에 달했다. 5인 미만 기업이 31.60%로 가장 많았고 이어 5∼9인(14.53%), 10∼19인(14.43%), 20∼29인(8.11%), 30∼49인(7.92%), 100∼299인(7.56%), 50∼99인(7.16%) 순이었다. 300인 이상 기업에서 발생하는 요양재해 비율은 8.67%였다. 요양재해 중 근로자가 목숨을 잃는 사망재해 기준으로 보면 300인 미만 기업 발생 비율은 94.4%로 더 높아졌다.
중소기업계는 법 취지엔 공감하고 있지만 의무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규제는 자칫 ‘처벌만능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속공업회사의 이모 대표는 “예방조치를 취했는데도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까지 사업주가 져야 하는 건가”라며 “과도한 책임만 부과하는 규제는 중소기업계 전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국내 314개 기업(50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의무범위가 과도하게 넓다’(61.5%)를 꼽았다. 가장 시급한 법 개정사항은 ‘고의 중과실 없는 재해에 면책규정 마련’(74.2%)이라고 답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산재 91% ‘300인미만’서 발생
‘참사 예방’법 취지 공감하지만
의무기준 불명확…책임은 과중
“중과실 없을땐 면책을” 목소리
경남 김해에서 용접기자재 업체를 운영 중인 최모 대표는 3개월 뒤면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 때문에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근로자 1명 이상 사망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징역 1년 이상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을 물어야 한다”며 “회사만 보고 달려왔는데 하루아침에 ‘잠재적 범죄자’가 된 것 같아 착잡하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예방을 철저히 해도 현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결과만 보고 사업주를 처벌하겠다는 건 과하다”며 “대기업은 사업을 세분화해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전혀 사정이 다르다”고 했다.
내년 1월 27일부터 50인 이상 기업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50인 미만은 2024년부터)되는 가운데 전체 산업재해의 91%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참사를 예방하자는 취지에서 법이 만들어졌지만 의무 기준이 불명확하고 책임은 과중해 자칫 대응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으로만 처벌이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대·중견기업과 달리 사실상 1인 오너 체제가 많은 중소기업의 경우 사고 하나로 대표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경우, 멀쩡하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문을 닫을 수 있다며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문화일보가 15일 고용노동부의 ‘2019년 산업재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요양재해자 수 10만9242명 중 300인 미만 기업에서 발생한 요양재해자는 91.6%인 9만9766명에 달했다. 5인 미만 기업이 31.60%로 가장 많았고 이어 5∼9인(14.53%), 10∼19인(14.43%), 20∼29인(8.11%), 30∼49인(7.92%), 100∼299인(7.56%), 50∼99인(7.16%) 순이었다. 300인 이상 기업에서 발생하는 요양재해 비율은 8.67%였다. 요양재해 중 근로자가 목숨을 잃는 사망재해 기준으로 보면 300인 미만 기업 발생 비율은 94.4%로 더 높아졌다.
중소기업계는 법 취지엔 공감하고 있지만 의무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규제는 자칫 ‘처벌만능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속공업회사의 이모 대표는 “예방조치를 취했는데도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까지 사업주가 져야 하는 건가”라며 “과도한 책임만 부과하는 규제는 중소기업계 전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국내 314개 기업(50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의무범위가 과도하게 넓다’(61.5%)를 꼽았다. 가장 시급한 법 개정사항은 ‘고의 중과실 없는 재해에 면책규정 마련’(74.2%)이라고 답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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