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병원 해외 마케팅팀장으로 근무하다가 현재는 남편과 부동산과 로또 판매점 개업을 준비 중인 류승연입니다. 저희는 ‘대타’ 덕분에 시작된 인연이에요. 초등학교 친구가 어느 날 “소개팅할 생각이 있냐”고 연락해왔어요. 아는 형의 소개팅을 주선했는데 상대 여자가 만남을 3일 앞두고 못 나간다고 했다는 거예요. 급하게 대타를 찾다가 제게 연락을 한 건데, 대타로 만난 저희가 결혼까지 하다니 인연이란 정말 신기하죠?
남편은 제 친구가 매번 소개팅해 준다고 하고 파투를 내왔던 터라 이번 소개팅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대요. 하지만 친구의 노력으로 이번 소개팅은 성사됐죠. 까무잡잡한 얼굴에 머리는 덥수룩해서 남편 첫인상은 꼭 시골 청년 느낌이었어요. 당시 서울 강남에서 자취 중이었던 저는 남편의 그런 모습이 새롭고 귀엽게 느껴지더라고요. 남편에게 제 첫인상은 ‘세다’였대요. 제가 호피 무늬 무스탕을 입고 나갔거든요. 대화를 나눠보니 자기 일에 자부심이 강한, 말로만 듣던 ‘커리어우먼’이라는 생각이 들었대요. 커리어우먼답게(?) 고백도 제가 했어요. 남편이 고백 타이밍을 계속 잡지 못하더라고요. 기다리지 못하고 남편이 저를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먼저 “사귀자”고 했어요. 남편이 사귀자는 고백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첫 만남 이후 두 달 동안 매일 연락하며 지내다 보니 새삼스레 사귀자는 고백이 남사스러웠대요. 그 와중에 제가 먼저 고백을 해버리니, 남편은 “리얼 신여성을 만났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결혼 결심의 결정적 계기는 두 사람 모두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둘 다 술 좋아하는 전 연인들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결혼하고 나서의 생활은 정말 정말 좋아요. 결혼 전에는 남편이 주말에도 일해야 해서 밥만 먹고 헤어질 때가 많았거든요. 지금은 일을 마친 남편이 집에 와서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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