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대선 후보와 조직폭력 세력의 연루 의혹이 연일 제기되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흉악범일지라도 변호인 조력을 받을 수 있고, 받아야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변호사 시절 조폭의 법률 대리인 역할도 할 수 있었지만, 성남시장이 된 뒤에도 모종의 관계가 이어졌다는 의혹이 나오는 게 문제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폭로한 내용은 기존의 조폭 연루설과 차원이 다르다.
김 의원은 성남지역 조폭 ‘국제마피아파’의 전 행동대원(수감 중)이라는 박철민 씨의 자필 진술서를 소개했다. “이 지사는 변호사 시절부터 국제파 조직원들에게 사건을 소개 받고 커미션을 주는 공생 관계였다” “시에서 나오는 사업 특혜를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20억 원 가까이 지원했다”는 내용과 함께 구체적 방법도 적시됐다. “현금 뭉치 5000만 원을 이 지사와 (국제마피아파 출신 사업가) 이준석 대표(수감 중)가 찻집에서 얘기를 나눌 때 이 지사 차에 실어 줬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이준석 씨가 대표였던 코마트레이드는 성남시로부터 우수기업 표창을 받았으며, 프로축구팀 성남FC를 후원하는 계약도 맺었다.
조폭 측의 이런 주장에는 이유가 있을 것인 만큼 액면 그대로 믿기는 힘들다. 박 씨 현금 다발 사진은 2018년 11월 박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사업을 해서 돈을 벌었다고 올린 사진과 같다고 한다. 그러나 주장이 너무 구체적이다. 박 씨가 얼굴을 공개하고, 사실 아니면 처벌 받겠다면서 “이준석 대표가 언젠가 누구의 입에서 나올 얘기이니 뇌물 사건에 대해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김 의원 질문 도중 기막힌 듯 8차례나 웃으며 “명백한 허위 사실” “이래서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넘길 일이 아니다. 조폭 연루자가 수행 비서를 맡았다는 논란도 있다. 이 지사 본인을 위해서도 막연한 부인이 아니라 명명백백한 규명이 시급하다.
‘이재명 대통령 조폭연루설’ 허위 확정… 청와대, 언론사에 ‘추후보도’ 요청
본보 사설 인터넷심의委 ‘주의’
청와대는 19일 지난 20대 대선(2022년) 국면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제기된 ‘조폭 연루설’을 보도한 언론사들에 ‘추후 보도문’ 게재를 요청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조폭 연루설, 20억 원 수수설 등이 허위로 드러남에 따라 언론중재법에 보장된 ‘추후 보도 청구권’을 행사한다”면서 “당시 보도로 인한 국민의 오해를 해소하고 훼손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추후 보도를 해달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 17조 1항에 근거해 언론사들에 추후 보도문 게재를 요청했다. 해당 법 조항은 ‘범죄 혐의가 있거나 형사상 조치를 받았다고 보도된 자의 경우 형사 절차에 따라 무죄 판결 또는 이와 동등한 형태로 사안이 종결되면 3개월 이내에 추후 보도 게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2021년 10월 19일자 <폭행연루 비서·코마 특혜설·시장실 사진, 李 주변 ‘조폭 그림자’> 등의 기사를 보도했다. 2021년 10월 21일자 사설 <이재명 ‘조폭 돈’ 의혹 더 구체적 폭로, 충격적이다>에서는 양측 주장을 바탕으로 진상 규명의 당위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17일 해당 사설에 대해 “제보자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해 볼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일방적 주장에 근거해 과장된 제목과 내용으로 보도한 것”이라며 주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앞서 성남 국제 마피아파 출신인 박철민 씨의 법률 대리인이던 장영하 변호사는 2021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재직 시절 국제 마피아파에 특혜를 주는 대가로 약 20억 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이후 민주당의 재정신청으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 12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이 대통령의 조직폭력배 연루설과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법적으로 최종 확인된 만큼, 문화일보는 이 같은 사실을 추후 보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