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50% 증가한 3575억원
“코로나, 범죄자에는 은신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립감과 외로움을 파고든 로맨스 스캠 범죄가 폭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범죄자들이 “코로나19에 걸려 만나기 어렵다”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며 직접 만남을 피하고 추가로 돈을 갈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맨스 스캠은 SNS로 호감을 산 뒤 결혼을 빌미로 금전을 갈취하는 신종 금융사기 수법이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로맨스 스캠 피해액은 3억400만 달러(약 357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약 50% 증가한 수치다. 특히 60세 이상 노인의 피해액이 1억3900만 달러로 전체의 약 45%에 달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조사한 피해 규모는 더 크다. FBI의 연례 인터넷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로맨스 스캠을 포함한 온라인 사기로 인해 6억 달러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전년도 4억7500만 달러에서 급증했다.
또 FTC는 코로나19가 로맨스 스캠 범죄자에게 커다란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피해자가 직접 만남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연인 행세를 해온 범죄자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계속 거절하며 범죄가 들통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 이후 범죄자들이 ‘코로나19 탓에 여행을 할 수 없다’ ‘최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등 그럴듯한 핑계를 대는 바람에 범죄 사실을 알아채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려 피해액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은퇴자협회(AARP) 사기방지 프로그램의 캐시 스톡스 이사는 노인들의 피해가 늘어난 것에 대해 “이들이 정서적으로 그만큼 취약하다는 증거”라며 “코로나19 유행으로 고립된 고령자가 많아졌고 또 이 질병으로 배우자를 잃고 슬픔에 빠진 이들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립과 슬픔은 마음의 경계를 느슨하게 하고 타인에게 쉽게 관대해지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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