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경준의원 ‘예산 사유화’ 비판

관련법안 통과되지도 않았는데
기재부서 ‘기부단체’로 지정
‘親박원순’ 송경용 신부가 설립
공기업·은행권에 수백억 요구

특정업체들에 중복지원하기도
宋신부 “직접융자는 하지않아”


신생 비영리법인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설립 1년도 안 돼 공기업·은행권으로부터 280억 원이 넘는 출연금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엔 허위 소개서와 기획재정부의 묵인·방치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부 은행은 기금의 문제를 간파, 출연을 철회하기도 했다.

21일 유경준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확보한 은행연합회 내부자료에 따르면 사회가치연대기금은 2019년 은행연합회에 1000억 원의 출연을 요청했다. 이때 제출한 단체 소개서에는 민간에서 1500억 원을 출연하면 정부가 1500억 원을 매칭 출연하고 이후 연기금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3000억 원을 출연받는다는 기금 조성 방안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는 2018년 기획재정부가 사회적경제기본법 통과를 전제로 발표한 ‘사회가치기금’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정부 출연은 관련 법이 통과돼야 가능하다. 그런데 이 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돼 있다. 당시 사회가치기금 추진단 단장을 맡았던 송경용 신부는 일단 먼저 민간 주도의 기금을 설립하겠다며 사회가치연대기금을 만들었다. 즉 사회가치연대기금은 사회가치기금의 미완성 버전인 셈이다. 유 의원은 “결정도 안 된 사항을 이렇게 명시한 허위 소개서로 출연을 받은 것은 명백한 사기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기재부의 묵인·허가도 문제 삼았다. 기재부는 사회가치연대기금을 비영리법인으로 인가해준 지 6개월 만에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했다. 유 의원은 “사회가치연대기금이 기재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정부에서 1500억 원을 출연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당시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불가능한 사항이 사업계획서에 버젓이 명시돼 있는 데도 기재부는 이 단체를 비영리법인과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했다”고 비판했다.

일부 기관들은 출연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2019년 6월 신협중앙회는 △정부 출연 불가능으로 인한 사업 지속 불확실성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간접적으로 지원한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대부분 자금을 사회적경제기업에 직접 투자 △운용 규모, 수익구조에 비해 인건비 등 운영비 비중이 높음 등을 이유로 출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조성된 출연금은 박원순 시장 당시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융자사업 수혜를 입은 업체에 중복 융자됐다. 이 중엔 한국사회주택협회(1억6000만 원), 사단법인 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 조합(15억 원), 주식회사 비플러스(1억 원), 사단법인 밴드(15억 원) 등이 있다. 밴드는 사회투자기금 융자사업 수행 기관이기도 하다. 결국 사회투자기금 유관단체들이 사회가치연대기금까지 주머니를 키운 꼴이 됐다. 이에 대해 송 신부는 “사회가치연대기금은 일종의 도매 기금이며, 소매 기금에 자금을 출자하고 있어 직접적인 융자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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