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데이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세계음식문화거리’가 축제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쏟아져 나온 시민들로 가득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핼러윈데이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세계음식문화거리’가 축제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쏟아져 나온 시민들로 가득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코로나 방역’ 잊은 이태원의 밤

‘위드코로나’ 앞두고 인산인해
라운지 펍 앞에 40~50m 대기
“핼러윈 파티 술 세트 200만원”

마스크 벗은채 버스킹·인증샷
거리 곳곳서 헌팅·길바닥 술판


글·사진 = 김보름 기자

“이게 ‘불토’(불타는 토요일)지. 이제야 살 것 같네.”

핼러윈데이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는 “이제 지방으로 ‘클럽 원정’을 가지 않아도 된다”며 해방감을 만끽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태원과 홍익대 입구, 강남 등 유흥가에 시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확진자가 급속하게 증가해 정부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3일 오후 8시 30분 용산구 이태원역 2번 출구 안쪽 골목 ‘세계음식문화거리’에는 퇴근길 지하철처럼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렸다.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된 클럽에 가지 못하자 클럽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라운지 펍(Pub)’ 앞에 40∼50m의 대기 줄이 생겼다. 해밀턴호텔 앞에 있던 외국인 5명은 마스크를 벗은 채 버스킹을 했고, 핼러윈 의상을 입은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배회하며 시민들과 사진을 찍었다. 핼러윈 파티 예약을 받고 있는 주점 관계자는 “야외 테이블 예약은 꽉 차서 비딩(bidding·응찰) 중이고, 남은 부스 1자리는 100만 원 이상 부르면 예약할 수 있다”며 “VVIP 주류 세트 메뉴는 200만 원”이라고 귀띔했다. 인근에서 핼러윈 용품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벌써 핼러윈 용품이 불티나게 팔린다”며 “30일에 왕복 4차선 거리에 차가 못 다닐 정도로 사람들이 들어찰 게 뻔해 판매할 용품을 넉넉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 제한 시간인 오후 10시를 넘어서도 흥에 취한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식당 영업이 종료되자 거리 곳곳에서 “집에 가서 한잔 더 하자” 등의 헌팅 제안도 쏟아졌다. 삼삼오오 모인 일부 시민은 길바닥에 자리를 깔고 술판을 벌였고 외국인들은 소주병을 들고 거리를 배회하는 등 방역수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용산구청은 영업 종료 시간을 어기고 영업을 한다는 수십 건의 신고가 들어와 현장 단속에 나섰다. 이태원파출소 관계자는 “오후 10시부터 신고가 동시다발적으로 들어와 전원이 출동했다”며 “새벽 2시까지 신고가 50건 이상 들어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시행 직전인 10월 말 핼러윈데이를 큰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를 기점으로 전국에 ‘n차 전파’가 확산했을 당시보다 더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젊은층은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도 많고, 얀센 백신의 경우 상당히 위험하다”며 “전과 달리 경각심이 없어진 시점이기 때문에 국민 대부분이 면역력을 갖기 전까지는 핼러윈 같은 축제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핼러윈데이가 위드 코로나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오는 27일부터 일주일간 주점과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특별방역점검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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