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1월 이재명·유동규 출장
→ 2월 李 ‘타법인 출자검토’ 서명
→ 3월 사업자로 화천대유 선정
원희룡 캠프 “이·유 출장 이후
화천대유 특혜구조 만들어져”
정민용 “공모지침서 보고 안해”
국민의힘은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개입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가 2015년 초 3개월간 벌어진 일들에 대해 낱낱이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다른법인(성남의 뜰)에 대한 출자승인 검토보고’에 서명한 전후로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 특혜 구조가 일사천리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5년 1월 6일부터 16일까지 이 후보를 단장으로 한 시찰단을 꾸려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찰단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포함됐는데, 그는 이 출장을 떠나기 전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 설계를 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화천대유 등이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우선사업자로 선정(3월 27일)되기까지, 대장동 개발사업은 약 두 달 동안 급물살을 탔다. 이 후보는 출장을 다녀오고 약 보름 뒤인 2월 2일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추진에 따른 다른 법인에 대한 출자 승인 검토 보고’를 직접 결재·승인했다. 나흘 뒤인 2월 6일 화천대유가 설립됐고, 같은 날 유한기 당시 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장은 황무성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 황 전 사장이 사임한 다음 날인 3월 12일부터 유동규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리를 맡아 성남도공을 이끌었다. 화천대유 측에 유리한 사업협약 및 주주협약도 이때 체결됐다. 성남의뜰 이사회가 성남도공·화천대유·하나은행 각 1명씩 총 3인으로, 이사 3명 중 2명이 민간 인사로 채워졌다. 또 성남도공이 화천대유 및 특정금전신탁(SK증권)이 사실상 동일 주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주주협약서 제9조 ‘출자자의 배제’ 부분에는 “화천대유 또는 특금에 대해 다음 각호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화천대유 및 특금을 동일인으로 보아’ 화천대유 및 특금을 제외한 출자자 전원의 만장일치로 배제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원희룡 캠프 화천대유 의혹규명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재식 변호사는 “화천대유와 SK증권이 동일법인이 아닌데도 이런 조항이 생겼다는 것은, 이미 주주들은 이들이 하나의 이해관계를 하는 한 몸이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유한기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면서 수차례 ‘시장’을 거론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캠프의 권성동 종합지원본부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인사권자인 이재명 시장 지시 없이, 아랫사람인 개발본부장이 상사인 사장에게 어떻게 사표를 내라고 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2015년 2월 성남도공 전략투자팀장인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정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그런 적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은 이 후보가 황 전 사장 사퇴 종용에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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