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K-에듀와 중복’ 이유
6월 사전 협의때 ‘보류’ 권고
서울시가 변경없이 강행하자
행안부 내달 ‘주의’ 공문 방침

시의회 ‘예산 삭감’ 명분될 듯


코로나19 사태로 커진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온라인 교육플랫폼 ‘서울런(Learn)’이 서울시의회에 이어 중앙정부와도 갈등을 빚으며 좌초 위기에 놓였다.

25일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행안부는 지난 6월 서울런에 대한 사전협의 당시 서울시에 ‘추진 보류’를 전달했음에도 현재 해당 사업이 추진 중”이라며 “오는 11월 행안부는 통상의 절차대로 서울시에 ‘주의’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 6월 30일 서울런이 교육부가 구축할 예정인 ‘K-에듀 통합플랫폼’의 정보시스템과 많은 부분 유사해 중복 투자로 인한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서울시에 ‘추진 보류’를 통보했다.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비슷한 기능은 연계 사용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는 주문이었다. 전자정부법 제67조에 따라 서울시는 지역정보화사업 등을 추진할 때 행안부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교육부 역시 행안부 검토 당시 서울런이 K-에듀 통합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학생 맞춤형 학습 지원, 에듀테크 및 콘텐츠 유통, 온·오프라인 수업지원 등의 서비스와 비슷해 중복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행안부가 추진 보류를 권고했기 때문에 서울시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문제의 원인을 해소해 사업계획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행안부에 일언반구 없이 다른 정보화 사업의 일부로 서울런을 강행했다는 게 행안부의 지적이다. 서울시는 아직 교육플랫폼을 구축하진 않았지만, 홈페이지를 만들어 지난 8월부터 저소득층 초·중·고생 등 11만 명을 대상으로 메가스터디 등에서 ‘일타강사’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서울런 서비스를 시작했다.

행안부의 ‘주의’ 공문은 서울런을 멈춰 세울 실질적 영향력은 없지만, 서울런을 반대해 온 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데 명분으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 110석 중 99석이 민주당 몫인 시의회는 11월 1일 정례회를 열어 2022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내년도 서울런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면 에듀테크를 적용한 교육플랫폼 구축 등이 어려워지며 당초 사업계획이 크게 틀어진다. 이 경우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시의회는 지난 7월 오 시장 취임 후 첫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당시 서울런 예산을 기존 58억 원에서 36억 원으로 대폭 삭감한 바 있다.

서울시는 교육플랫폼 구축은 시작도 안 했기 때문에 현재 서울런 서비스는 행안부의 추진 보류 권고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경 당시 플랫폼 구축 비용이 전액 삭감돼 내년도 본예산을 확보할 계획이었다”며 “내년도 예산이 확정되면 교육부 및 행안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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