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엔 대장동협약 다뤘는데
시장 결재문건 안건에선 빠져
주요사항 직접 구두보고 가능성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보유한 오래된 연식의 자동차 매각 내용까지 일일이 챙기는 등 공사 운영에 깊숙하게 관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계에선 이런 이유로 이 지사가 2015년 초 대장동 개발 초기 민간 사업자에게 수천억 원의 배당 이익을 몰아준 성남도공 내부 의사결정 과정도 직접 챙겼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5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성남시는 성남도공 이사회 직후 의결 사항 등을 ‘승인요구안 검토 결과 보고’ 제목의 문건으로 정리, 이 지사(당시 성남시장)의 결재를 직접 받았다. 성남도공 이사회마다 다뤄진 안건을 정리해 승인받는 일종의 사후보고다. 대장동 사업협약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2015년 5월 작성된 ‘제20회 이사회 승인요구안 검토결과 보고’ 문건(사진)을 보면, 성남시는 같은 달 12일 주행거리가 20만8898㎞를 넘긴 성남도공의 싼타페 차량을 약 300만 원에 매각하겠다는 내용을 이 지사로부터 결재를 받았다. 당시 시 담당자는 성남시 공용차량 관리규칙 등에 근거, 성남도공의 차량 매각 결정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보고서에 달았다.
바로 직후인 같은 달 29일 열린 제21회 이사회에선 대장동 사업협약 내용이 처음 다뤄졌다. 당시 이사회에선 “민간 사업자에게 부당한 이익이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원안대로 가결됐다. 하지만 이사회 직후 작성된 시장 결재 문건에는 대장동 사업협약 안건만 빠져 있다. 이사회에서 실제 다뤄진 내용이 시 보고서엔 빠진 것이다. 당시 대장동 사업협약 안건은 25호 안건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시 행정기획국 예산법무과는 1∼24호 안건만 보고서를 작성, 이 지사 결재를 받았다. 당시 결재 문서에 이름을 올린 시 관계자는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대장동 사업은 (성남도공) 개별 사업 내용에 관한 부분이라 시장에게 보고 및 결재를 맡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장동 사업은 중요 사안이어서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 등 사업 주관자들이 이 지사에게 직접 구두보고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지사가) 300만 원짜리 차량을 파는 것도 결재하면서, 수천억 원이 오가는 본인의 치적 사업을 보고받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라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