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116원·LPG 40원 내려
대선 앞둔 선심성 감세 지적도


정부가 최근 국제 유가 급등으로 천정부지로 치솟은 기름값 상승세를 완화하기 위해 결국 다음 달 12일부터 6개월간 ‘유류세 20%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소비자물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기름값을 잡아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의도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다만, 내년 3월 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역대 최고 규모의 유류세 인하를 단행하면서 ‘선심성 감세’란 지적도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국민과 기업, 근로자들의 동절기 유류비 부담 완화를 위해 내년 4월 말까지 약 6개월간 유류세는 20% 인하, 같은 기간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는 0%를 적용하는 방안이 물가대책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로 2조5000억 원의 세수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LNG 할당관세 인하를 통해 확보한 여력은 11∼12월 가스요금 동결, 발전·산업용 가스요금 인하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세수를 줄이면서까지 기름값 잡기에 나선 것은 연내 소비자물가를 2% 초반대로 관리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유류세를 20% 인하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대 0.33%포인트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교통에너지환경세(휘발유, 경유), 개별소비세(LPG) 등 시행령 개정 절차를 최대한 단축해 다음 달 12일부터 유류세를 내려도 실제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까지는 2주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들이 기존에 보유했던 재고를 소진한 후, 인하된 세금이 반영된 새로운 유류를 들여와야 비로소 소비자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더 오르면 유류세 인하 정책 효과가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유류세를 인하하더라도 당장 기름값이 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탓에 그사이 국제유가가 더 올라 유류세 인하분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방침을 밝히는 등 공급 불안까지 상존해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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