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 경기 수원 경기도청에서 도지사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0.25.
[수원=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 경기 수원 경기도청에서 도지사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0.25.
검찰, 황무성 사퇴압박 녹취록 제출 요청
사표 종용하며 “시장님 명 받아서 한 일”
유한기→유동규→정진성→이재명 고리?
“사장 참여 회의도 안나와…유동규 실세”
이재명 연루 의혹으로도 수사망 넓힐까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시장님 명”이라는 내용이 나오는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초대 사장 사퇴 압박 관련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그리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당시 성남시장)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파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전날 황 전 사장으로부터 2015년 2월6일 공사 사장 집무실에서 유한기 전 본부장과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제출받았다.

황 전 사장은 지난 24일 검찰 조사과정에선 녹취록을 제출하지 않았지만, 검찰은 언론과 정치권 등을 통해 이 녹취록 내용이 알려지자 이를 제출해달라고 황 전 사장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확보한 녹취록을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는 물론, 개발사업 의혹에 대한 이 지사 등 ‘윗선’의 개입 여부를 파악할 자료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은 사표 제출을 거절하는 황 전 사장에게 “사장님은 너무 모른다. 순진하다”고 말하며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일. 시장님 얘기”라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된 ‘시장’은 당시 성남시장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일 가능성이 높다.

유 전 본부장의 이같은 발언이 실제 이 전 지사의 지시를 의미하는지, 단순히 사퇴를 거부하는 황 전 사장을 압박하기 위해 한 말인지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유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과 정 전 실장이 시킨 일이라고도 언급했다. 황 전 실장은 “당신에게 떠다미는 거냐”라고 물었고,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과 정 전 실장이) 그러고 있다. 그러니까 양쪽 다”라고 대답했다.

검찰은 녹취록에서 언급된 네 사람의 관계에 대해 집중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무성 전 사장→유한기 전 본부장→유동규 전 본부장→정진상 전 실장→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실제 있는지 추적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황 전 사장은 지난 24일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사장 신분이었음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실세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사장은 유 전 본부장을 실세라고 판단한 이유로 “사장도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나 경영전략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며 “유 전 본부장은 ‘바쁘다’는 이유만 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남시청과의 ‘접점’ 격인 정 전 실장과는 유 전 본부장만이 거의 소통했다고 한다. 유한기 전 본부장 정도가 황 전 사장과 접촉했고, 그마저도 ‘말을 전달하는 역할’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황 전 사장이 제출한 녹취록과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유한기 전 본부장, 정 전 실장 등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진술에 따라선 이 지사까지 수사망을 넓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전 지사는 전날 퇴임 기자회견 이후 “황 전 사장은 우리가 모셔온 분이고, 유한기 전 본부장 추천으로 들어온 외부인사”라며 “그만둔다며 인사를 하러 왔을 때 ‘왜 그만두나’하고 생각했다. 아쉬웠던 기억”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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