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사들인 마스크 중 30%가 재고품
5120억원 세금 투입해 사들여 폐기도 어려워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집권기에 최악의 세금 낭비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아베 마스크’의 재고가 1200억 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아베노마스크’(アベノマスク)로 불리는 이 마스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정부가 주문 제작해 무료로 배포한 천 재질의 마스크로, 품질 결함과 너무 작은 사이즈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일본 국민의 외면을 받았다.

28일 아사히(朝日)신문 등에 따르면 회계검사원이 아베 마스크 실태를 조사해 보니 그간 일본 정부가 사들인 아베 마스크는 총 2억8700만 장에 달했고, 이 중 약 30%인 8300만 장이 올 3월 기준 창고에 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고에 보관된 8300만 장을 조달 비용(평균단가 약 140엔)으로 환산하면 115억1000만 엔(약 1200억 원)어치라고 한다.

시중에서 품질 좋은 마스크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찾는 사람이 거의 사라져 아베 마스크는 그야말로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사들인 자산이어서 폐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아베 마스크를 주문 제작해 배포하는 데는 총 497억 엔(약 512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아베 당시 총리는 마스크 품귀 사태가 심화하던 상황에서 빨아서 여러 번 쓸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고, 한때 일각에선 꽤 근사한 아이디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배송 지연, 품질 결함, 허술한 디자인, 작은 사이즈, 얇은 끈으로 인한 귀의 통증 등 수많은 문제점이 잇따라 지적되면서 이내 일본 국민의 외면을 받았다. 마스크를 사둔 아베 전 총리 본인도 처음에는 아베 마스크를 착용하다가 슬그머니 다른 일반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영 기자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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