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을 받는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한 무리한 사전구속영장 청구로 피의자의 방어권 침해 비판을 받은 데 이어 1시간 30분이나 늦은 석방으로 또다시 인권 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
29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이 공수처가 청구한 손 검사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기자들에게 알린 시간은 지난 26일 저녁 10시 39분쯤이다.
이후 손 검사가 영장 심사 후 대기하던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시간은 27일 0시 5분쯤이다.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면서 하루를 넘겼다. 통상 검찰이 청구한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돼 당사자가 구치소에서 나올 때까지 15분가량 소요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늦어졌다.
당시 공수처는 영장 기각 후 유선전화를 통해 법원으로부터 기각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경기 과천 공수처 청사에 있던 직원이 직접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가서 기각된 구속영장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수처 부장검사가 석방 지휘서에 도장을 찍어 팩스로 구치소에 보냈다. 공수처 직원이 과천과 서울을 오가게 되면서 영장 기각 후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손 검사가 구치소에서 나오게 된 것이다.
통상 검찰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을 통해 실시간으로 영장 기각 여부를 확인하고, 대기하던 직원이 곧바로 법원으로 가서 기각된 영장을 수령한다. 하지만 공수처는 아직 킥스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더 늦어진 셈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영장이 기각되면 최대한 빨리 구치소에서 석방하는 게 피의자의 기본권 보장 원칙”이라며 “공수처가 인권 수사를 강조한 만큼 거리·시스템 문제 등으로 상당한 시간이 예상될 경우, 직원이 법원 근처에서 대기해 시간을 줄였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실한 구속영장 청구서도 여전히 논란이다. 고발장이 작성돼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된 시점으로 지목된 지난해 4월 대검 차장검사 이름을 ‘조남관’으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검 차장검사는 구본선 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었다. 공수처는 영장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2020년 4월 8일쯤 조남관 차장을 통해 채널A 사건 감찰을 중단하게 했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한 공수처 관계자가 “출석을 구걸하는 입장”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져 법과 절차에 따른 영장 청구가 아닌 출석을 위해 영장을 청구했다는 비판에도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