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 법관 탄핵 관련 헌재 재판관 3명 ‘인용’ 의견 비판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가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심판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등 3인의 헌법재판관이 ‘인용’ 소수 의견을 낸 것에 대해 “법리적으로 전혀 설득력 없는 정치적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헌정 사상 첫 법관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관 5인의 다수 의견으로 각하됐지만, 인용 의견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허 석좌교수는 2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원에서 1심과 2심까지 무죄가 나온 사건에 대해 헌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인용 의견을 내는 헌법재판관들은 과연 대한민국 재판관이 맞는지 아니면 이념이 표출된 정치적 재판관인지 묻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각하 결정은 지난 2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이후 8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허 교수는 이에 대해 “진작에 ‘각하’했어야 할 사안을 시간을 끌어 3인이 인용 소수 의견을 낸 것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체면 살려주기’를 위해 억지 의견을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헌법재판소는 임 전 부장판사의 탄핵심판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지만, 유 소장과 주심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3명은 인용 소수 의견을 냈다.

유 소장 등은 “임 전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재판에 관여한 행위는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면서 “임 전 부장판사가 임기 만료로 퇴직해 직에서 파면할 수 없으므로 그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 위반에 해당함을 확인하는 것에 그친다”고 밝혔다. 이들 3인의 재판관은 진보성향 법조인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헌재 내 진보성향 법관 5인을 지칭하는 이른바 ‘독수리 5형제’로 분류된다. 이 중 한 명인 이미선 재판관은 ‘각하’ 의견을 냈으나 “현행 헌재법 아래에서는 임기 만료로 퇴직한 경우 심판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 입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보충 의견을 냈다. 문형배 재판관은 피청구인 자격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서 “심판 절차를 종료해야 한다”고 유일하게 심리절차 종료 의견을 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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