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여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는 27일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서 ‘음식점 허가 총량제’ 구상의 운을 뗐다. 파장이 커지자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리를 내렸다. 틈만 나면 이것저것 찔러보는 게 그의 습관인 듯하다.

그는 지난 5월, ‘형식적인 학력 등을 갖고 임금 차별을 하니’ 국가도 역량 손실이 있고 개인도 인생을 낭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4년 동안 사회에서 기술을 쌓고 노력한 사람과 대학 다닌 사람의 보상이 다를 바 없다는 믿음만 있다면 대학이라는 ‘우회로’를 굳이 선택하겠느냐고 했다. 차라리 ‘대학 미진학 청년들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 원을 지원해 주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 대학을 ‘우회로’로 격하하고 여행비로 청년의 영혼을 사려고 했다. 반론이 거세자 ‘브레인 스토밍’ 차원이라고 했다.

9월에는 느닷없이 경기도민의 ‘교통권 보장’ 차원에서 ‘일산대교 무료화’를 주장했다. 그동안 일산대교는, 일산대교㈜를 시행사로 국민연금이 2009년 금융자산 이외의 대체투자 일환으로 2500억 원을 투자·운영해 왔다. 그런 일산대교에 ‘운영권 회수’(공익처분) 카드를 꺼낸 것이다. 공익처분이 되면 국민연금은 일산대교 운영수익을 잃게 되고, 일산대교 이용자를 위해 전체 경기도민의 세금이 낭비되는 것이다.

그의 구상대로 ‘음식점 허가 총량제’가 이뤄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개인택시처럼 기존 음식점에 ‘권리금’이 붙을 것이다. 가장 피해를 보는 계층은 음식점을 열려던 잠재 진입자일 것이다. 음식업은 완전경쟁 시장에 가까워서 진입과 진출이 자유롭다. 따라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적정수의 음식점이 소비자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상시적으로 구조조정이 일어난다.

음식점 허가 총량제가 현실화하면 공무원이 절대적 권한을 행사할 것이다. 문을 열거나 닫는 것도 공무원의 손을 거쳐야 한다. 영업장소 이동과 업종 변경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을 국가가 통제하는 사회로 치달을 것이다. 그는 ‘착한 규제’로서 음식점이 레드오션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그 논리가 맞는다면 대학 입학정원도 졸업생이 모두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숫자로 ‘착하게’ 규제돼야 한다. 모든 것을 필요한 만큼 취해 필요한 곳에 배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이는 100% 사회주의적 발상이다.

사회주의에서 실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에서 직업을 할당하기 때문이다. 직업 할당에는 개인의 소망이 담기기 어렵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발적 실업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실업의 자유가 없기 때문에 사회주의의 생산성이 낮은 것이다.

그는 “공동체는 공동체 구성원이 함정에 빠지지 않게, 위험에 처하지 않게, 전체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한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자영업 총량제와는 무관하다. 최저임금을 다락같이 올리고 현실과 동떨어진 주 52시간을 강제하고 대출 규제를 옥죄면서 자영업이 살아남기를 믿었다면 큰 오산이 아닐 수 없다. 총량제를 섣불리 꺼낼 게 아니라, 자영업자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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