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당서 영정 앞에 생수 한병과 물그릇…가족 ·6공 인사들 참석
아들 노재헌 “선친 뜻 따라 길거리 아닌 집 안에서 최대한 간소하게”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노제(路祭)는 고인의 유언대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다.
30일 오전 9시 정각 고인을 실은 8인승 링컨 리무진이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했다. 운구차는 약 8.8㎞를 달려 연희동 자택까지 도착했다.
오전 9시 18분 고인의 대형 영정사진을 담은 차량과 함께 국화꽃을 두른 운구차가 연희동 자택 골목 어귀에 등장했다.
노 전 대통령의 맏손주인 노재헌 변호사의 아들 장호씨가 영정 사진을 들고 운구차에서 내렸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노 변호사를 비롯한 유족들도 차량에서 내려 대문 앞에서 잠시 시간을 가졌다.
박철언 전 의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등 사흘 내리 빈소를 지킨 ‘6공 측근’들도 유족의 뒤를 따랐다.
반쪽만 열린 대문 사이로 보인 잔디 마당에는 흰색 천을 두른 테이블이 보였다. 테이블 위에는 ‘제6공화국 실록’ 책 4권에 고인의 영정 사진을 기대어 놓고 한쪽에는 생수 한 병과 물그릇 하나, 향이 놓여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운구차량이 노제를 위해 연희동 사저로 향하고 있다. 2021.10.30 [공동취재]](https://wimg.munhwa.com/news/legacy/gen_news/202110/20211030MW1047175600561_b.jpg)
유족들은 고인의 영정 사진을 들고 약 5분간 천천히 집안을 돌며 고인과 자택에서의 마지막 이별을 나눴다.
집안에서 부인 김옥숙 여사가 고인이 된 남편을 맞았다. 1959년 결혼 이후 62년간 고락을 함께한 김 여사는 말없이 담담했다.
김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은 이내 마당으로 나와 영정이 놓인 제단으로 향했다.
몸이 불편해 주변의 부축을 받은 김 여사는 제단 바로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남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아들 노 변호사, 딸 노 관장, 손주들과 6공 인사들도 차례로 영정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묵념했다.
노제는 25분여 만에 끝났다. 유족들은 고인의 뜻대로 물 한 병과 향만 놓고 고인과 조용한 인사를 나눴다.
노 변호사는 이날 노제에 앞서 서울대병원 빈소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노제도 선친 뜻대로 길거리가 아닌 댁 안에서 최대한 간소하게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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