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레일·자동문·넓은 통로
모든 스위치 허리 아래 높이
2013년 ‘올해의 장애인일터’
10년새 직원 20여명 → 77명
2016년 사원들 스스로 만든
‘장애인식개선 TF’활동 통해
차별없는 직장문화 안착시켜
부산 = 이승주 기자
게임업계 맏형 넥슨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넥슨커뮤니케이션즈 본사가 있는 부산을 지난 10월 21일 찾았다. 게임업계 최초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넥슨커뮤니케이션즈의 본사는 부산 해운대구 부산문화콘텐츠컴플렉스에 마련됐다. 사무실 입구에 도착하자 자동문의 스위치가 가장 눈에 띄었다. 허리춤 아래 정도로 상당히 낮은 곳에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사무실로 들어서니 전등 스위치와 냉·난방 조절 리모컨 등도 비슷한 위치에 설치됐다. 그 아래쪽으로는 사무실 전체적으로 장애인 직원들이 잡거나 지지하거나 보행할 수 있도록 돕는 핸드레일도 갖춰졌다. 모든 문은 문턱을 제거한 자동문으로 설치됐고, 점자 안내판도 있어 장애인 직원들이 편히 근무할 수 있도록 사무실 공간이 갖춰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직원들의 업무 공간은 똑같은 책상과 의자, 장비로 가득 찬 일반적인 사무실과 달리 장애인 직원들의 특성에 맞게 자리가 맞춰져 있었다. 책상 높낮이와 크기는 물론이거니와 의자, 모니터 배열도 자리마다 모두 달랐다. 휠체어를 탄 직원들의 거동이 불편하지 않도록 사무실 통로도 일반적인 사무실에 비해 훨씬 넓었다. 외부 화장실을 이용하기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 사무실 안에 장애인 전용 화장실과 샤워실도 갖췄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재택근무제를 시행 중이라 이날 사무실에는 전체 직원의 3분의 1 정도만 나와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우중충한 날씨와 달리 직원들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꽃을 피웠다. 류이세 넥슨커뮤니케이션즈 웹서비스운영팀 과장은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이 은둔 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들과 함께하는 걸 그리워하는 시기가 생긴다”며 “회사에 다니게 되면 아무래도 동료들과 어울리다 보니 웃을 일이 많아진다”고 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의 웹서비스 모니터링 업무와 고객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설립 초창기만 하더라도 20개 온라인게임의 홈페이지 및 커뮤니티, 앱 리뷰 등을 관리했지만, 현재는 온라인 게임 22개, 모바일 게임 12개 등 총 34개로 늘었다. 설립 당시 20여 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10년 새 77명으로 불었다. 이 중 약 47%에 해당하는 36명의 직원이 장애인이며 중증장애인 비율은 약 62%에 달한다.
지난 2012년 4월 30일에는 부산 최초이자, 게임업계 최초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았으며 2013년에는 ‘올해의 장애인 편한 일터’에 선정,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으려면 △장애가 있는 근로자 최소 10명 이상 △상시 근로자의 30% 이상 장애인, 상시 근로 장애인의 50% 이상 중증장애인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 편의시설 구비 △‘최저임금법’에 규정한 최저액 이상의 임금 지급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근무하지만, 차별이나 불필요한 배려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지난 2016년 사원들이 필요성을 느껴 만든 ‘장애인식개선 태스크포스(TF)’에 장애인과 비장애인 직원이 함께 참여해 필요한 내용을 정리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차별 없는 문화 안착을 위해 노력해왔다. 류 과장은 “지금은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가족 초청 행사라든가 워크숍도 진행해 직원들끼리 관계가 돈독한 편”이라며 “채용 과정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잘 융화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장애인 직원들을 위한 특별한 복지 제도도 마련돼 있다. 건강 검진과 독감 예방 접종을 매년 제공하고, 자차를 이용하는 하지 장애 직원들의 주차장 이용료도 지원해준다. 박재형 넥슨커뮤니케이션즈 웹서비스운영파트장은 “아무래도 장애인 직원의 경우 출퇴근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상해를 입을 우려가 큰 데 개별적으로 보험을 들기가 까다롭고 어려운 면이 있다”며 “회사에서 매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인 상해보험을 가입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장애인 커뮤니티를 통한 채용 공고 등록을 비롯해 직업능력개발원과 연계해 진행되는 맞춤 교육 진행, 취업 박람회 참가 등 지역 사회 장애인 모두를 위한 노력도 이어오고 있다. 박 파트장은 “저 역시 맞춤 교육과 취업 박람회를 직접 진행하며 많은 후배 직원에게 입사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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