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30년을 여는 기업들

발사체 엔진 6기 모두 조립납품
위성체 제조 등 중점분야 세분화

그린수소 차세대 에너지로 육성
친환경 수전해 기술 연구 구슬땀


이관범 기자, 성남=황혜진 기자

관람객들이 ‘누리호’에 장착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액체로켓 엔진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관람객들이 ‘누리호’에 장착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액체로켓 엔진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이 엔진이 누리호에 들어간다고요?”

지난 10월 19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2021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1). 단연 화제는 한화가 제작한 29m 길이의 75t 액체로켓 엔진이었다. 이틀 후 발사될 누리호에 장착된다는 소식에 관람객들은 엔진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전시된 엔진과 동일한 크기의 엔진 4개가 누리호 1단에 들어간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환호성을 질렀다.

순수 한국 기술로 개발·제작됐다는 점에서 한화의 전시장을 찾는 외국 방산업계 관계자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았다. 위성 발사체부터 엔진, 위성(광학·레이더·통신)까지 총망라한 한화의 우주기술을 살펴보며 놀라워하는 외국 관람객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위성 제작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도 전시돼 이해를 도왔다.

한화 관계자는 “특정 분야가 아닌 우주기술 전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독자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비록 궤도 안착에는 실패했으나 700㎞까지 날아오르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누리호는 독자적인 우주 수송능력 확보를 위해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상공 600∼800㎞ 저궤도에 추진할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다. 발사체 엔진은 1단에 75t급 액체엔진 4기, 2단에 75t급 1기, 3단에 7t급 1기가 탑재됐는데, 이들 6기 모두 한화그룹의 항공엔진 전문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조립하고 납품했다. 이 중 75t급 엔진 개발·생산은 세계에서 7번째다.

한화는 우주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관련 산업 분야 영역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화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우주사업 역량을 한곳에 모으고자 우주산업을 총괄하는 조직인 ‘스페이스허브’를 지난 3월 신설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사장이 직접 스페이스허브의 팀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 역시 “항공·우주 등 신규 사업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 달라”며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스페이스허브는 우주사업 중점 추진 분야를 위성체 제조(쎄트렉아이·한화시스템·㈜한화), 발사체 엔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 고체연료 부스터(㈜한화), 지상체 제작·운용(쎄트렉아이·한화시스템), 발사대(한화디펜스) 등으로 세분화해 진행해 나가고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월 국내 인공위성 전문업체인 쎄트렉아이를 인수하며 위성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우주개발이 민간 주도로 넘어가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국내에서도 본격화한 셈이다. 한화는 미국, 유럽 등에서 시장점유율 1위에 올려놓은 태양광에 이어 ‘그린수소’(청정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를 차세대 에너지 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그린수소 생산에서부터 저장, 유통, 발전 등 전 과정에 대한 사업 역량을 구축해 시너지를 확보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수전해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한화솔루션 수소기술연구센터는 전력 소모가 많은 기존 수전해 기술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기술(AEMEC)’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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