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30년을 여는 기업들

여객·화물 운송하는 업체 탈피
항공우주산업을 핵심 동력으로

무인항공 기술 R&D투자 확대
하늘 나는 자동차길 개발 박차


지난 10월 19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2021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1) 대한항공 전시장은 참관객들로 북적였다. 특히 외국인을 포함한 제복 차림의 군인이 많았다. 이들의 관심은 전시장 중앙에 설치된 무인항공기 3종에 집중됐다. ‘고성능 전략 무인항공기’(KUS-FS) 모형을 유심히 살펴보던 사우디아라비아군 관계자들은 사양과 성능을 물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수직이착륙형 감시정찰 무인기’(KUS-VS)와 ‘자율형 전술 무인항공기’(KUS-FT) 모형에도 카메라 셔터 소리가 이어졌다. 한쪽 벽면에 설치된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관제시스템’ 화면도 이목을 끌었다. 상공에서 찍은 세밀한 지도 위에 최적의 하늘길을 안내하는 선들이 끊임없이 업로드되고 있었다.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통상 여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항공 운송 업체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항공기 완제기 및 부품 개발, 위성체·발사체 개발, 무인항공기 개발 등을 수행하는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산업 종합기업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불리는 UAM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항공우주산업이 올해 창립 52주년을 맞은 한진그룹을 100년 기업으로 도약 시킬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1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공개된 ‘고성능 전략 무인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2021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공개된 ‘고성능 전략 무인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한진그룹이 주도하는 항공우주산업의 요체는 무인항공기다. 무인항공기는 기체에 사람이 타지 않고 원격 조종을 통해 임무를 수행하는 항공기다. 대한항공은 2000년대 초반부터 무인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후 근접감시용 무인기 개발을 필두로 전술급 사단 감시정찰용 무인기, 전략급 중고도 무인기, 하이브리드 드론, 틸트로터 무인기 및 무인헬기 등 무인항공기 기술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왔다. 특히 대한항공은 첫 시장 진입 타깃으로 사단급 정찰 무인기를 설정했다. 우선 정부 과제를 활용해 2007년까지 산악 감시를 위주로 하는 근접감시용 무인항공기 KUS-7 및 전술급 무인기 KUS-9을 선제적으로 개발했다. 2010년엔 사단정찰용 무인기 체계 개발에 착수해 2016년 ‘전투용 적합 판정’ 및 국내 최초 무인항공기 감항 인증을 동시 획득했다. 지난해 12월에 초도 양산 및 군 전략화를 통해 국내 무인기 개발사(史)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사단정찰용 무인기는 이륙, 비행, 착륙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자동화돼 있고, 24시간 연속 감시·정찰 임무가 가능하다. 산악 지형이 많은 국내 환경에 맞춰 차량에 탑재해 이동하면서 어디서든 이륙할 수 있는 발사대도 활용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급강하 자동 착륙 기술까지 적용됐다.

대한항공은 독보적인 무인항공기 개발 경험을 앞세워 UA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인항공기와 함께 UAM을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구상에 따른 것이다. UAM은 친환경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소형 항공기를 조종사 탑승 없이 안전하게 운항한다. 기존 여객·화물을 운송하는 유인항공기에 조종사 탑승 없이 자율비행을 위한 무인항공기 기술을 가미한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UAM 시장에서 항공관제 시스템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며 “원격으로 항공 교통을 통제하는 관제 시스템 역량을 보유한 기업은 국내에서 대한항공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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