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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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렌드서로 미리 보는 내년

인간관계 중심,온라인으로 재편
Z세대 ‘부캐’ 만들고 놀기 즐겨
불평등 심화 ‘복수 판타지’ 열광
MBTI 자기 탐구놀이 등 제시도


한 해의 끝이 다가오면서 내년을 예측하는 트렌드 연구서들이 쏟아지고 있다. 트렌드 도서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유명한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지난 2008년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출간한 이래 이맘때만 되면 서점가를 채우는 ‘장르’가 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부터 라이프 스타일, 혁신 산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망을 담은 책들을 통해 2022년을 그려봤다.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2’(위즈덤하우스) =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쓴 이 책은 내년도 핵심 키워드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꼽는다. 국내 유일의 20대 전문 싱크탱크인 연구소는 특히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의 역할에 주목한다. 이들은 메타버스 산업이 태동한 초기부터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프로그래밍하는 ‘로블록스’ 같은 플랫폼에서 여가를 즐겼다. 책은 “Z세대는 SNS에서 여러 가지 ‘부캐’(부캐릭터)를 만들고 다양한 세계관을 구축하며 노는 세대”라며 “기존 SNS에서 추상적으로 존재했던 멀티 페르소나와 세계관을 더욱 현실감 있게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이 메타버스”라고 설명한다. 이어 “Z세대가 중심이 된 ‘메타버스의 시대’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예측한다.

◇라이프 트렌드 2022(부키) =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단절’의 시간 동안 집이 갖는 의미는 확연히 달라졌다. 단순히 휴식과 안정을 취하는 공간에서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장소로 변모했다.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은 집 안에서 정원을 가꾸는 ‘홈 가드닝(home gardening)’이 2022년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홈 가드닝’을 비롯해 식물 인테리어를 뜻하는 ‘플랜테리어(planterior)’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홈 가드닝 트렌드를 주도하는 이들 역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저자는 “아파트에서 태어나 성장한 MZ세대에게 ‘흙을 만지고 식물을 키우는’ 행위는 ‘힙’하면서도 매력적”이라며 “가드닝이 ‘노동’이 아닌 ‘유희’가 되는 것은 결과보다 과정의 즐거움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2(김영사) = 카이스트 미래전략연구센터는 극단적 사건(extreme event)을 뜻하는 ‘X 이벤트’를 키워드로 ‘위드 코로나의 그림자’를 살펴본다. 책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감염병 사태가 발생하는 ‘코로나 엔데믹(endemic)’을 우려한다. 환경파괴로 인한 기후위기가 해결되지 않으면 코로나19를 압도하는 ‘X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책은 “새로운 변이로 진화한 X바이러스가 창궐하면 각국은 코로나19 사태의 교훈을 바탕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제 공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정책 확산에 따른 ‘도시의 종말’도 위드 코로나의 그림자 중 하나다. 인간관계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재편되며 도심이 공동화하고 도시 문화가 붕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2 트렌드 모니터(시크릿하우스) = 올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모범택시’(SBS)와 ‘빈센조’(tvN)는 사적(私的) 복수를 그린 ‘안티 히어로극’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불평등과 양극화 속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분노를 ‘복수 판타지’로 해소하는 드라마에 대중이 열광한 것이다. ‘2022 트렌드 모니터’는 이런 경향이 내년에도 한층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책은 “양극화를 개선할 마땅한 대안조차 없는 현실이 집단 무기력증을 낳았다”며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정의롭지 않은 부당 행위’로부터 느끼는 가장 원초적인 욕구 중 하나가 복수심”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대중의 ‘정신 건강’을 치유하는 헬스케어 업종이 산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이노션 인사이트그룹이 쓴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2(싱긋)’는 MZ세대가 MBTI 등을 통해 자신을 정의하는 ‘자기 유형 탐구 놀이’ 등을 내년 키워드로 제시했다. ‘세계미래보고서 2022’(비즈니스북스)는 우주 산업의 경제학을 해부했다. 또 다음 주 출간되는 ‘부동산 트렌드 2022’(와이즈맵)는 빅데이터로 부동산 트렌드를 예측하며 투자 전략을 조언한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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