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논설위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 교육부가 2일까지 사실 확인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가천대는 “검증 시효기간이 지나 재조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가천대는 2013년 이 후보 논문(지방정치 부정부패의 극복 방안, 2005년)에 대해 같은 이유로 심사를 종결했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박사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개인의 사생활 같은 내밀한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할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본인의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인용 표시를 안 했을 뿐’이라며 “논문을 반납하고 이력에서 지웠다”고 밝혔다. 과연 그 정도 해명으로 넘어갈 수준일까.

사회학 박사인 오건호 씨에 따르면, 이 후보 논문에서 인용 표시 없이 다른 자료를 그대로 게재한 경우가 총 77쪽 중 49쪽(64%)이었다. 한쪽 전체를 그대로 옮겨 쓴 것도 24쪽에 달했다. 오 씨는 ‘복사 수준’이라고 말했다. ‘무명의 더쿠’가 인터넷에 올린 표절 사례는 민망한 수준이다. 표절 사례가 드문 ‘결론’의 상당 부분을 그대로 베꼈다. 이 후보 논문 ‘제5장 결론’의 “부정·부패는 국가의 기원과 그 연원을 함께 해왔으며…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75p)는 윤광재 씨의 2004년 논문 147쪽 첫 문단에서 ‘부정’이란 단어 하나를 추가해 그대로 옮겼다. 같은 페이지 다른 문단은 토씨 하나 바꾸지 않았다. 잘못 베낀 사례도 있다. 이 후보 논문 48쪽에는 “(김영종, 1988:24∼25)”라는 괄호 각주가 있는데 이는 김영종 씨의 2008년 논문 9쪽 각주 “김영종(1988.8.24∼25) …한국행정학회 주최 제1차 국제학술대회 발표 논문, p.404”를 베끼면서 학술대회 날짜를 인용 페이지로 오기한 것이다. 이 후보 논문 4쪽(pp.60∼63)은 한형서 씨의 2003년 논문 125∼126쪽을 통째로 옮겨왔다.

표절에 대한 이 후보의 해명 방식은 대장동에서와 똑같다. 자기 잘못은 없고, 남 탓이나 공작이고, 책임질 일도 사과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저서에서 “정치인의 거짓말은 칼과 같다. 그 칼은 국민을 겨누기도 하고 자신을 겨누기도 한다”며 “선거에 지더라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차라리 표절이었으면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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