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일 대장동 사건과 관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4명의 민간업자를 배임 공범으로 규정하는 등 사건 개요를 내놨다. 그러나 늑장·부실 수사도 넘어 축소·은폐 조짐까지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장동 설계자는 자신이고 유 전 본부장은 실무자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검찰은 이 후보 조사는커녕 영장이나 공소장에 이름을 적시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민간인 4명이 공모해 공모지침서를 민간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작성하고,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배점을 불공정하게 조정해 성남도공에 651억 원의 손해를 보였다. 우선, 피해 규모가 축소됐다. 드러난 민간업체 수익만 8500억 원대다. 유 전 본부장 영장과 김만배 영장의 피해액만 해도 각각 수천억 원과 1100억 원이다. 성남도공이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금액도 1793억 원이다.

그리고 배임 공모자를 5명으로 한정한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성남도공은 성남시가 100% 출자한 기관이고, 주요 사안은 시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 후보는 대장동 사업을 위해 성남도공을 설립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이 후보가 전문성이 부족한 유 전 본부장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 후보가 유 전 본부장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황무성 전 성남도공 사장이 지분율에 따른 수익 배분을 주장해 걸림돌이 된 정황이 나왔고, 결국 중도 사퇴 압력을 받는 과정에서 ‘시장의 명’이 거론된 녹취록도 있다.

이 후보가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아 배임 혐의 적용이 힘들다는 것도 잘못된 판단이다. 월성원전 사건에서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은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는 것도 성급한 예단이다. 검찰은 수백억 원대의 자금 흐름 추적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1208억 원의 배당을 받은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을 소유했다는 ‘그분’의 실체도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한다는 여론이 68%를 넘었다. 이 상태로 수사가 끝나면 정권의 향배에 상관없이 재수사나 특검은 불가피하고, 수사팀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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