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불평등의 원인이다”
20대 63.0%… 30대 55.0%
“無시험 정규직 부당” 63.6%
20~50대 “성공요건 경제력”
대한민국 30대의 가치관은 ‘개인주의’와 ‘공정성’을 키워드로 꼽을 수 있다. 특히 30대는 전 세대 중 ‘조직을 위한 개인의 희생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가장 높았으며, ‘입사시험을 치르지 않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에 동의하는 비율도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시험 보지 않고 정규직 전환 반대”= 2일 문화일보 창간 30주년 특집 20∼50대 세대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경쟁은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인식에 동의 응답 비율이 전 세대에 걸쳐 80%대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20대 85.0%, 30대 81.4%, 40대 81.0%, 50대 83.8% 등이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경쟁은 불평등의 원인이 된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세대별 차이가 컸다. 이런 인식에 대한 동의는 20대가 63.0%로 가장 높고 30∼40대는 50%대 중반인 반면 50대는 40%대 후반으로 가장 낮아 세대 간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이는 공정한 경쟁 및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젊은층일수록 강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는 또 다른 질문으로 확인된다. 우리 사회 성공 요건으로 전 세대가 ‘경제력’을 최우선 요인으로 꼽은 가운데 40∼50대는 ‘실력(40대 31.4%, 50대 33.6%)’을 두 번째 요인으로 꼽았지만 30대는 ‘인맥(25.4%)’, 20대는 ‘운(10.2%)’이라고 답한 비율이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취업을 위한 사투와 힘든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30대의 경우 공정성을 ‘게임의 룰’로 해석하는 경우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입사시험을 치르지 않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인식에는 전 세대의 60% 이상이 동의했지만 30대는 63.6%로 가장 높았다. 이와 관련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불공정을 바로잡아야 할 분야’로 20∼30대는 ‘취업·임금(20대 31.6%, 30대 26.8%)’을 꼽은 반면 40∼50대는 ‘사법(40대 23.4%, 50대 24.4%)’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20대 ‘병역(8.0%)’, 30대 ‘근로 조건(20.6%)’, 40대 ‘교육·입시(17.0%)’ 등 생애주기에 따라 현실에서 체감한 불공정을 ‘시급하게 바로 잡아야 할 불공정’으로 꼽는 비율도 높았다.
강정한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 젊은 세대가 원하는 공정성은 공정한 분배가 아니라 공정한 게임 룰이라는 면에서 이전 세대와 차이가 있다”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불황이 시작되는 시기에 구직에 나섰던 30대들에게는 ‘내가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주의적 개인주의’ 성향도 깊게 관찰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 사회의 주된 갈등에 대해 20대는 ‘빈부갈등’과 ‘남녀갈등’이 각각 36.0%와 38.6%로 비슷한 비중을 보였으나 30대 이상 연령층은 빈부갈등에 크게 주목했다. 50대는 ‘노사갈등’을 꼽은 비중도 10.8%로 비교적 높았다.
◇“조직 위해 개인의 희생 반대” “상층 이동 가능성 낮은 닫힌 사회”= 특히 30대에서는 전 세대 중 가장 강한 개인주의가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조직의 성과나 성공을 위해 개인은 희생할 수 있다’는 인식에 대해 30대의 ‘비동의’ 비율은 70.8%로 전 세대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20대는 비동의 비율이 59.6%에 불과해 차이를 보였다.
박선경 인천대 정치학과 교수는 30대들에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 “30대는 개인주의를 집단적으로 실현한 첫 세대”라면서 “어학연수처럼 이전 세대에 드물었던 스펙 쌓기를 하는 과정을 각개전투로 뚫어낸 경험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우리 사회가 노력하면 상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인식은 전 세대에서 매우 부정적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 세대에서 ‘우리 사회는 노력하면 상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에 비동의 비율은 65∼70%에 달했다.
■ 어떻게 조사했나
문화일보는 ‘대한민국 30대 리포트’ 서두로 30대의 정체성 규명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30대는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세대 인식 비교가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보고 20∼50대 각각 500명씩 균등 할당 방식으로 표본 크기를 정했다. 설문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의 패널 140만 명 중 2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문항 34개)를 이용한 웹 조사 방식으로 지난 10월 21∼25일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다. 설문 설계 및 자문은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
임정환·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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