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A - EPGA에 이은 ‘제3의 남자리그’ 창설 어디까지

영국자본이 미는 프리미어리그
사우디 오일머니의 슈퍼리그
거액 우승상금·운영 방식 비슷
외신들도 같은 조직 취급 혼동

프리미어 “PGA 일정에 포함”
협상안 제시하며 상생의 길로
커미셔너에 노먼 영입 슈퍼리그
수천억원 투자하며 경쟁의 길로


세계 남자골프계에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유러피언(EPGA)투어를 위협하는 제3의 골프리그로 인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PGA는 1929년, EPGA는 유럽 각국의 투어를 합쳐 1972년 공식 출범했고 지금까지 세계골프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프리미어골프리그(PGL), 슈퍼골프리그(SGL)가 PGA, EPGA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PGL과 SGL은 특히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거액의 상금을 내걸고 스타 골퍼들을 유혹하고 있다.

PGL은 영국에 기반을 둔 월드골프그룹이 모체. 과거 금융계에 몸담았던 앤디 가디너가 CEO를 맡고 있다. SGL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 머니가 자금원. SGL은 PGA에 반감을 지닌 그레그 노먼(호주·사진)을 최근 영입했다. 노먼은 SGL을 운영할 LIV 골프인베스트먼트의 대표로 고용됐다. LIV 골프인베스트먼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대주주다.

PGL과 SGL은 새로운 방식의 리그를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출범을 예고한 PGL은 48명의 선수가 12개 팀을 구성, 컷 탈락 없는 3라운드로 대회를 치르겠다는 계획. 대회마다 총상금 2000만 달러(약 235억5400만 원), 우승상금 400만 달러(47억1100만 원), 그리고 최하위 상금 15만 달러(1억7700만 원)까지 지급한다는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이미 공개했다.

SGL도 PGL과 같은 방식, 같은 규모의 상금을 예고했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의 언론은 PGL과 SGL을 헷갈려 한다. 같은 조직으로 보기도 하고, 별개의 조직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PGL은 지난 6월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공식출범을 알리며 사우디아라비아 자본과 관계가 없다고 밝혔지만,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PGL의 가디너 CEO는 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PGA투어와 ‘협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디너 CEO는 기존 PGA 일정에 PGL이 포함되는 방안을 제안했다. PGL 18개 대회 중 10개를 미국에서 개최할 예정인데, 이 대회들로 기존 PGA 대회를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PGA의 반발이 워낙 심하니 일단 ‘소나기’는 피하자는 의미다. PGA와 EPGA는 PGL, SGL에 참가하는 선수를 영구제명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가디너 CEO에 따르면 PGL의 소유권 50%를 PGA에 제공하고, 수익의 10%를 아마추어 골프 성장을 위한 재단에 투자하며, PGA 직원과 방송 파트너 및 2부 투어 등을 위해 10%를 추가로 투자한다는 협상안을 PGA에 전달했다. PGA의 공식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반면 SGL은 PGA의 강경책에 정면으로 맞붙는다는 복안이다. 노먼의 영입이 좋은 예. 노먼은 1994년 현재의 SGL과 유사한 형태의 월드골프투어의 창설을 주도했다. 하지만 PGA의 방해공작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PGA는 1997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을 신설하면서 노먼의 뜻을 꺾었다. 노먼이 PGA에 앙금이 남은 이유.

노먼이 경영할 LIV 골프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아시안투어에 2억 달러(2355억 원)를 투자해 향후 10년간 10개 대회를 신설해 개최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까지 EPGA 대회였던 사우디인터내셔널은 내년부터 아시안투어로 변신한다. 앞서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 필 미켈슨(이상 미국) 등 특급스타들은 같은 기간에 열린 PGA 대회 대신 사우디인터내셔널 출전을 선택했다. 사우디인터내셔널이 막대한 초청료 등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아시안투어가 SGL 쪽으로 기울게 되면, SGL이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SGL은 기대하고 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오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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