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상사론 3부작’ 통해
中 청년 스승으로 존경 받아


중국 사상계의 거목인 철학자 겸 미학자 리쩌허우(李澤厚)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신징바오(新京報), 펑파이(澎湃) 등이 3일 보도했다.

그의 제자인 자오스린(趙士林) 중국 중앙민족대 명예교수는 이날 SNS를 통해 “침통한 마음으로 리 교수님의 사망 소식을 알린다”며 리쩌허우가 2일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함께 공개한 영상에서 자오 교수는 은사와 함께 술을 마시던 때를 회고하며 눈물을 흘렸다.

1930년 후난(湖南)성에서 태어난 리쩌허우는 1954년 베이징(北京)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허난(河南)성에 하방(下放·지식인 청년들을 지방으로 보내 노동에 종사시키는 재교육 프로그램)됐던 리쩌허우는 1970년대 후반 중국에 불어온 개혁·개방의 분위기 속에 주요 저작을 잇달아 내놓아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1979년에 쓴 ‘중국근대사상사론’과 1985년에 발표한 ‘중국고대사상사론’, 1987년에 펴낸 ‘중국현대사상사론’ 등 중국사상사론 3부작을 통해 중국 청년들의 사상적 스승으로 존경받았다. 그는 서양 사상의 새로운 탈출구를 유교 등 중국 전통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중국 철학과 서양 철학과의 근본적 차이를 깊이 사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발발하자 학생들의 민주화 요구를 존중해 달라는 청원서에 서명했다가 당국으로부터 시위 교사범으로 지목당했다. 이후 리쩌허우는 미국으로 떠나 콜로라도대 등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며 여생을 보냈다. 파리 국제철학원 종신회원이자 콜로라도대 명예 인문학 박사였던 고인은 생전 독일 튀빙겐대, 미국 미시간대, 위스콘신대 등에서 객좌교수로 활동했다. 중국사상사론 3부작 외에 ‘미의 역정’ ‘역사본체론’ ‘비판철학의 비판’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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