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이해하신 대로 말씀” 해명
전문가들 “사실이어도 부적절”
교황 방북 여부와 관련해서는
靑 “따뜻한 나라” 논란 빚기도
부다페스트 = 민병기 기자, 김유진 기자
한국과 헝가리 정상회담 뒤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의 “원전에너지 없이 탄소 중립이 불가하다는 게 양국의 공동 의향”이라는 발언을 두고 청와대가 해명에 진땀을 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시 ‘헝가리 대통령이 이해한 대로 말한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이 불거지는 등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헝가리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아데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아데르 대통령은 “한국과 헝가리 양국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기로 약속했다”며 “원전에너지 사용 없이는 탄소 중립이 불가하다는 것이 양국의 공동 의향”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원전 비중을 줄여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 정상회담 논의가 충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파문이 일자 청와대는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박경미 대변인은 공동언론발표 뒤 5시간 30분쯤 지나서야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설명했고, 청와대 관계자 역시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아데르 대통령께서 이해하신 대로 말씀하신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담 상대국 정상이 ‘잘못 이해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은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한 전직 고위 외교관은 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상대가 잘못 알아들었다는 식으로 설명했으면 외교 결례라 할 수 있다”며 “근본적으로 잘못된 정책을 갖고 외국 가서 마케팅을 하니까 이런 일이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탈원전 정책을 ‘도그마’처럼 여기다 보니 해외 원전 세일즈 외교 때마다 관련 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우리 집에서 안 먹는 음식을 식당에서 팔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안 만들면서 다른 나라에 팔면 안 된다”며 “기본적인 정책의 우선순위나 방향성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세일즈를 하려다 보니 실수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홍보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교황 방북’을 두고 문 대통령을 수행 중인 박 대변인이 국내 라디오에 출연, “교황님이 아르헨티나 따뜻한 나라 출신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움직이기 어렵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 전직 외교 관료는 “정책 홍보에 지나치게 관심을 두다 보니 이 과정에서 외국에 대한 결례가 발생하고 국민에겐 진솔한 설명을 못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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