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들 1000~2000원씩 올려
“밥값 부담돼 도시락 싸간다”
“점심 밥값이 만 원 아래인 경우가 거의 없어 오늘부터 도시락을 갖고 다니기로 했어요.”
이달 들어 식자재값 상승, 위드 코로나, 소비쿠폰 발행 등의 요인으로 식당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리면서 직장인 식사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설렁탕집은 지난 1일부터 1인분 가격을 1만 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렸다. 식당 관계자는 8일 “소머리 재료 가격이 68%나 인상되면서 가격을 2000원 올려도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2년 만에 김치찌개 가격을 1000원 인상하기로 한 여의도의 한 식당 사장은 “빚은 그대로인데 재료 값, 인건비, 임차료만 올랐다”며 “정부가 각종 소비 지원금도 푸는 만큼 손님들도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강서구 등촌동의 한 버섯칼국수집도 1일부터 버섯매운탕 1인분 가격을 8000원에서 1만 원으로 25% 인상했고, 발산역의 한 곱창집도 이달부터 곱창 1인분을 2만1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렸다.
직장인들은 ‘멘붕’ 상태다.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회사에서 점심값으로 책정된 금액은 6000원이라 분식집 아니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외식을 최소화해 고정지출인 식비를 줄이기 위해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42) 씨는 “점심시간에 부담 없이 가던 골목 식당들이 줄줄이 메뉴판을 바꿔 달면서 만 원이면 충분했던 밥값이 올라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한숨을 쉬었다.
식당의 가격 인상 행렬에는 식자재값 인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1일 기준 주간 소매가격에 따르면 청상추(100g) 전국 평균 가격은 2115원으로 전년보다 178.3% 폭등했다. 다다기 오이, 애호박 등 채소 가격은 전년보다 세 자릿수 상승률, 돼지고기, 소고기 등 육류 가격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이달부터 시행된 위드 코로나와 정부의 소비쿠폰 발행 등으로 소비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 몫 했다.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외식 등 9개 소비쿠폰을 모두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위드 코로나로 인한 수요 확대 기대 심리에 음식점들이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도 외식비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를 살리는 동시에 외부에서 오는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이려고 노력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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