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서 제20대 대선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그런데 거대 양당의 두 대선 후보를 보는 유권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먼저, 두 후보 모두 법적 처벌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비리 연루 의혹과 윤석열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은 현재 수사 중이다. 전통적으로 진보가 내세우는 도덕적 우월성이나 보수의 중심 가치인 법치가 훼손됐다는 게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해당 후보는 낙마하고 대선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지게 될 것이다.
현실적인 문제는, 수사 당국이 대선을 가르는 정치적 부담을 지려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선거 때까지 거대 양당 후보와 관련된 사건 수사를 끝내지 못하거나 한쪽에만 유리한 결과를 내놓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대선이 끝날 때까지 수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채 선거기간 내내 상호 비방과 의혹만 난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대선 후보 한 개인의 불법 행동이 국가의 미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를 걱정하는 게 작금의 상황이다.
언론에서는 두 후보를 향해 선거 승리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은 차기 대통령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는 점을 지적하는 일이다. 선거는 사회갈등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선거 이후 사회통합을 이루는 기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두 후보의 선거에 임하는 태도를 보면 선거 후 순조로운 사회통합을 기대하긴 어렵다. 지난 6일 이 후보는 주택은 공공재이고 토지는 국민의 것이라는 기치 아래 부동산 대개혁을 예고했다. 지극히 반(反)자본주의적 생각이며 국민을 주택 소유자와 무주택자로 갈라치기 하는 것이다. 사회 일부 집단을 적(敵)으로 규정해 정치 동원의 자원으로 이용하는 남미식 포퓰리즘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문재인 정권에서 핍박의 상징으로 부상하면서 정치에 입문한 윤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문 정부를 새로운 적폐, 부패의 카르텔이라고 규정했다. 집권하면 처벌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여권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번 선거에서 이기려는 전의를 다지고 있을 것이다. 즉, 이·윤 후보 모두 분노를 정치 동력으로 삼고 있을 뿐 통합의 정치를 소홀히 하고 있다.
이·윤 두 후보의 폐쇄적 리더십에도 우려가 있다. 이 후보의 경기지사 사퇴 직후 도청 임기제 공무원 중 70명 정도가 퇴직해서 캠프에서 활동 중이라는 건 측근 중심의 리더십임을 보여준다. 윤 후보 역시 검찰 재직 시절 윤석열 사단이라고 불리는 충성 집단이 있었고, 문 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상당한 갈등이 있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대통령의 과도한 권력 집중이 문제인 만큼 당선 이후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가 논공행상을 넘어서 제대로 될까 하는 불편한 우려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가 정당정치와 의회정치 경험이 없다.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당 지도부의 경험과 국회의원 경력이 있었는데도 국회와 갈등으로 인해 국정 운영에 곤란을 겪었다는 사실을 볼 때 중앙정치 경력이 전무한 새 대통령이 국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걱정이 된다. 20대 대선의 출발 시점에서 국민의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는 점을 대선 후보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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