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에 대출문턱 높이며
우대금리 축소, 가산금리 올려
금감원장, 은행장들과 간담회
“실수요 대출 차질없게 해달라”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최대 연 6%를 목전에 두면서 대출 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의 폭리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면서 금융정책에 대한 비판여론이 응집하는 양상이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예대금리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당국의 압박으로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는 계속 상승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9일 시중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가계부채를 세심하게 관리할 것을 주문하고, 금융권 사전적 감독을 강화할 뜻도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4일 올려진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에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8700명이 동의를 표했다. 청원인은 “가계대출 증가율 규제로 인해 총량이 규제된 결과, 은행 및 금융기관들이 ‘대출의 희소성’을 무기로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없애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이미 받은 대출을 연장할 때도 가산금리를 1%씩 높여 연장해주곤 한다”고 비판했다.
4대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금리) 상품 금리는 지난 5월 말 연 2.54∼4.46%에서 지난 8일 3.81∼5.16%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인 지난 8월 말과 비교하면 약 1%포인트 상승했다. 연말에는 주담대 금리가 최대 6%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출금리 급등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6%대로 맞추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인 탓이 크다. 은행은 시장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기본금리를 설정한 뒤 여기서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한다. 당국의 요청으로 주담대 증가세를 잠재우기 위해 은행은 우대금리를 하나둘씩 축소했고, 향후 추가 금리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가산금리도 올라가면서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했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5%에서 0.3%로 0.2%포인트 낮췄고 농협은행은 이달부터 주력 신용대출 상품인 ‘NH직장인대출V’ ‘올원직장인대출’ ‘올원마이너스대출’의 우대금리를 0.2∼0.3%포인트 축소했다.
정 원장은 이날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가계부채와 관련해 세심한 관리를 당부했다. 정 원장은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이 되지 않도록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되, 서민·취약계층과 관련한 실수요 대출은 차질없이 취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앞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사전적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상시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수시 테마검사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상품 모니터링 정보시스템 구축 방침도 밝혔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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