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검사장 “범죄자-권력과 짜고 수사팀 감찰 끔찍한 선례”
“권력으로부터 ‘눈엣가시’가 된다면 그 사람들이 두려워할 일”


법무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측으로 분류되는 김경록(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 교수 자산관리인) 씨가 “검찰로부터 자백 회유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정을 대검찰청 감찰부로 9일 이첩한 가운데, 김 씨 민원을 명분으로 법무부와 대검이 조국 수사 정당성 뒤집기에 나설 거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조국 수사를 이끈 한동훈 검사장은 9일 전화 인터뷰에서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범죄자들과 권력이 ‘깐부’먹는 나라가 됐냐”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다음은 한 검사장과 일문일답.

-김경록 씨 진정 사실에 대한 수사팀 입장은?

한동훈=‘권력의 편이기만 하면 범죄자가 아무 근거 없이 권력과 짜고 수사팀을 감찰하는 끔찍한 선례’를 남긴 것이다. 검사도 직업인이고 생활인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용기를 가진 사람들인데, 이러면 앞으로 누가 권력의 뜻에 반하는 수사를 하거나 권력의 부당한 지시에 반발할 용기를 낼 수 있겠는가. 과거 어느 정권도 이런 노골적인 감찰을 한 적이 없는데, 국민의 비판조차 상관없다는 이런 뻔뻔함이 당혹스럽다.


-조국 수사팀 감찰을 부당하다고 보는 이유가 뭔가?

한=이런 식이면, 조주빈이 ‘뇌피셜’로 진정서 하나 넣는다고 n번방 수사팀을 감찰해야 한다. 어제 성남 조폭 국제마피아파 이모 씨가 김어준 뉴스공장에까지 나왔던데,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범죄자들과 권력이 ‘깐부’먹는 나라가 된 건가. 조국 수사팀 감찰이나 조폭 동원 공격이나 다 비슷한 맥락의 일이다.


-임은정 감찰담당관이 조국 수사 자료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한=이번 일을 주도했다는 임 감찰담당관 등은 그간 조국 수사에 대해 개인적으로 공격하고, 조국을 공개적으로 옹호해 왔다. 그런 사람이 주도하는 이 감찰은 그 자체로 정치적, 감정적으로 공권력을 남용한 것이다. 시점만 봐도 대선 정치일정에 맞춘 극도로 정치적인 것 아닌가.


-김경록 씨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강압에 의한 회유나 없었나.

한=김 씨가 하는 부당수사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은 이미 정경심, 김경록 등 재판과정에서 재판부의 판단으로 선명하게 확인됐다. 김 씨는 정경심 조국 지시로 증거 빼돌린 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권력비리 수사를 공격하는 감찰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각계의 비판이 많다.

한=정작 ‘검찰이 의도적으로 수사 안하고 뭉개고 있는’ 검찰간부와 KBS의 녹취록 허위보도 사건이나 MBC 권언유착 사건 수사팀 간부들이야 말로 감찰대상이다. 법무부와 대검, 서울고검 모두 감찰은 커녕 쥐죽은 듯 조용하지 않는가. 이렇게까지 검찰이 대놓고 정치적이었던 것을 20년 넘게 검사 하면서 본 적이 없다.


-한 검사장을 정권이 눈엣가시처럼 본 지 오래인데, 두렵지 않은지?

한=나는 할 일, 할 말을 했을 뿐인데, 그걸로 누구에게 ‘눈엣가시’가 된다면 그 사람들이 두려워할 일이지 내가 두려워할 일 아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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