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경기 고양시 레미콘 공장에서 운전자가 확보해 둔 요소수를 보조석에 쌓아두고 있다. 정부는 10일 중국산 요소 1만8000여t을 수입 재개한다고 발표했지만 당분간 요소수 공급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뉴시스
9일 오후 경기 고양시 레미콘 공장에서 운전자가 확보해 둔 요소수를 보조석에 쌓아두고 있다. 정부는 10일 중국산 요소 1만8000여t을 수입 재개한다고 발표했지만 당분간 요소수 공급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뉴시스
■ 中, 계약된 물량 수출 허용

日수출규제 이어 나라 흔들려
“수입품목 특정국가 의존 안돼
동맹 공조·국산화 노력 병행을”


7000t을 시작으로 중국 통관에 묶인 한국 기업들의 요소 수입 계약 물량 총 1만8700t이 차례로 국내에 반입됨에 따라 요소수 부족으로 초비상이 걸렸던 산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차량용 요소수 2∼3개월 치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어서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품목 자체의 중국 의존도가 심한 데다, 통과 절차가 지연될 수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도 나온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 속에서 ‘제2의 요소수’ 사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수입 대체선 발굴과 분산 노력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요소수 한 달 분량은 약 2만4000t(2400만ℓ)이다. 요소 7000t이면 차량용 요소수 한 달 치에 가까운 2만1000t을 만들 수 있다. 1만8700t이면 2개월 넘는 분량의 차량용 요소수를 생산할 수 있다. 국내 요소수 시장의 절반을 점하는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아직 정부의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 “통관만 풀리면 중단된 생산설비를 먼저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통관을 거치면 중국에서 국내로 들여오는 데 배편을 이용하더라도 서두르면 2∼3일이면 해결될 수 있으나 선적, 선박 확보 등에 얼마나 걸릴지는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1만8700t이면 2∼3개월 정도는 쓸 수 있으므로 다급한 비상 상황은 비켜 갈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2년 전 일본 정부의 고순도 불화수소(반도체 삭각·세척 공정을 위한 필수 물질) 수출규제로 반도체 공장이 멈출 뻔한 위기를 겪고도 싸구려 소재인 요소로 인해 또다시 나라 전체가 흔들린 건 참사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중국산 수준의 품질을 갖춘 요소는 전 세계에 널려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태를 또 겪지 않으려면 벨라루스,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으로 거래선을 적극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한국 수입품목 1만2586개 가운데 특정국에 80% 이상 의존하고 있는 품목은 3941개다. 이 중 중국 수입 비율이 80%를 넘는 품목은 마그네슘잉곳(100%), 산화텅스텐(94.7%), 수산화리튬(83.5%) 등 1850개로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사태로 최첨단 산업 관련 품목이 아니더라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에 대한 관리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면서 “동맹국과의 공조, 수입국 다변화, 국산화 노력과 함께 위험신호를 빨리 감지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소수 품귀 사태 해소가 진정되지 않고 앞으로도 한 달 이상 지체되면 산업, 민간 생활에서 큰 불편과 피해를 피할 수는 없는 만큼 정밀한 접근과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관범·황혜진·이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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