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 강조하더니 후진
김오수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감찰부의 대변인 공용 휴대전화 무영장·무참관 포렌식(디지털 증거 추출)에 대해서 설명을 요청하는 대검 출입기자단에게 “공무집행방해다. 날 겁박하느냐”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 사찰’ 의혹으로 번지는 이번 사안에서 김 총장이 구시대적 언론관으로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보이자 대법원 출입기자단도 10일 오후 대검을 방문해 김 총장에게 해명을 촉구하기로 했다.
서울 서초동 대검 총장실 앞에서는 지난 9일 대검 출입기자 10여 명과 김 총장이 대치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출입기자들은 김 총장에게 기자들과 대변인이 나눈 내용을 포렌식하는 것은 언론 사찰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면서 해명을 요청했다. 출입기자단은 나흘간 검찰총장과 감찰부장의 구두 해명을 요구했지만 대검 측은 감찰부의 형식적인 입장문 외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감찰부에서는 (감찰) 착수 사실과 결과만 보고하는데, 이번 건도 조사에 (대변인 휴대전화 포렌식이) 필요하다는 통보만 받았다”며 “(감찰은) 우리가 승인하거나 지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흡하다고 판단한 기자들이 추가 해명을 요구하자 김 총장은 “이런 식으로 겁박하고 방해할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공무집행방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대검 감찰부는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등을 감찰 조사하겠다면서 대변인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아 포렌식했다. 이 과정에서 대검 감찰부는 “전임 대변인들에게 포렌식 참관 의사를 물어봐 달라”는 대검 대변인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하지 않았다. 대검 감찰본부 설치 및 운영 규정에는 ‘총장은 감찰본부장의 조치가 현저히 부당한 경우 시정을 명령하거나 그 직무수행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총장이 취임식 때 ‘검찰이 개혁 대상이 된 것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는 정작 위법성을 다툴 여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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