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루카셴코 정권 비인간적”
러 “서방국 중동 개입 탓” 두둔
폴란드-벨라루스간 갈등서 확전


국경 지역에서의 난민 문제를 둘러싼 폴란드와 벨라루스 간 갈등이 유럽연합(EU)과 러시아의 개입으로 갈수록 확전하는 양상이다. 벨라루스가 난민들을 의도적으로 자국 국경에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하는 폴란드는 이번 사태의 배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다고 저격했다. 러시아 측은 “중동 지역에 대한 서방국들의 개입 정책”을 이번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맞섰다.

9일 BBC 방송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긴급 국회 질의에 참석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위기를 지휘하고 있지만, 배후는 모스크바에 있다”면서 “난민의 대거 유입을 통해 EU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최근 몇 달 동안 폴란드를 포함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EU 회원국들에 중동·아시아 출신 난민들이 대거 몰려들었는데, EU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미국은 EU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벨라루스가 군을 동원해 이들을 밀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엔 3000~4000명의 난민이 이도 저도 못한 채 열악한 환경에서 사실상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국경을 봉쇄한 후 수천 명의 군부대를 투입했고, 리투아니아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폴란드 국경 보안이 이토록 “잔혹하게 공격받은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라고 강조하면서 “‘인간 방패’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라고 했다.

EU도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피터 스타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루카셴코 정권은 폭력배 정권이 돼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러시아 크렘린궁은 “벨라루스가 난민들을 책임감 있게 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2015년 난민 위기 때 터키와 맺었던 협정과 같이 EU는 벨라루스에 재정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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