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과거 식민지로 삼았던 서아프리카 베냉에서 약탈한 문화재 일부를 돌려보내는 절차에 마침표를 찍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파트리스 탈롱 베냉 대통령과 문화재 반환 협약서에 서명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군이 1892년 베냉 아보메 왕궁에서 훔쳐 온 토템 조각상 등 문화재 26점은 10일 130여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간다.
탈롱 대통령은 “우리의 영혼”을 돌려받아 “압도적인 감정”을 느낀다면서도 프랑스가 여전히 다른 많은 문화재를 보관하고 있는 만큼 오늘의 반환을 큰 절차의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을 아프리카가 오래 기다려온 “상징적이고 감동적이며 역사적인 순간”이라 부르며 “이번 반환 이후에도 이 일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프랑스가 이번에 반환하는 문화재 26점은 프랑스 박물관이 보유한 아프리카 문화재 규모에 견주면 새 발의 피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프랑스 박물관이 보관 중인 아프리카 문화재는 9만 점에 달하며 이 중 7만 점이 케브랑리 박물관에 있다고 파악했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인 ‘직지심체요절’(직지)을 비롯한 한국 문화재도 2900점 정도 보관하고 있다. 다만, 직지는 외국에 있는 대다수 한국 문화재와는 달리 약탈이나 도난을 당한 게 아니다. 1886년 한불수호통상조약 이후 초대 공사를 지낸 콜랭 드 플랑시가 구매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