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대출금리 급하게 올려
우대금리도 줄어 국민 ‘속앓이’
예금금리 상승은 소폭에 그쳐
“내년 예대마진 더 벌어질수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시중 은행들이 최근 대출금리를 급하게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 추세의 심각성과 규제 필요성에 대해선 대부분 동의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국민의 불만과 좌절이 커질 대로 커진 상황에서, 은행에서 대출을 원활하게 받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불편함이 더해지면서 속앓이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더욱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전망이다. 은행 수익성은 향후 점점 개선된다는 의미다. 소비자 불만의 화살은 은행권으로 집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예금금리·대출금리 간 격차 확대 왜=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정책 기조에 기대 이자놀이로 배를 불리고 있는 것 아니냐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됐던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이러한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주문에 따라 우대금리를 없애는 대신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체감 경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 예금금리도 일부 올랐지만 소비자 눈높이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정부의 정책 기조에 편승해 순이자마진(NIM)을 극대화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1·2금융권 대출금리 역전 현상 출현=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주문에 은행 대출금리가 2금융권인 신협 등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대출금리를 추월하는 ‘기현상’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10월 말 기준 서울 송파구 풍납동 새마을금고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34%, 마천 새마을금고도 연 3.3%를 기록했다. 단위 농협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2% 후반∼3% 초반대다. 반면 1금융권에 속하는 KB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45∼4.65%(15일까지 적용)이고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3.96∼5.16%다. 신용대출 격차도 크게 줄었다. 신협 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신협이 지난 9월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03%로 같은 기간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금리(은행연합회 공시)는 4.34%로 격차는 0.69%포인트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2.23%포인트(신협 6.05%, 은행권 3.82%)에 비해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향후 전망과 전문가 진단=금융당국은 대출에 규제를 가했을 뿐 예금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다. 은행이 공공기관이 아닌 이상 싼값에 원자재에 해당하는 예금을 조달하고자 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그것이 대출금리에도 반영되다 보니 전체적으로 예대금리차가 좀 더 벌어지는 일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견된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내년에 보다 강하게 가계대출 관리를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예대금리 차이가 현 수준보다 내려오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대출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금융당국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회경·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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