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장과 간담회
‘사전 감독 강화’로 개혁 의지


정은보(사진) 금융감독원장이 11일 ‘법과 원칙’에 따른 감독을 재차 강조했다. 금융사에 대한 금감원의 재량을 확장하고 강력한 처벌로 대변되던 이전의 금감원에 개혁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오는 12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 동안 금융업계 분야별로 발 빠른 순회회동을 해온 정 원장의 일관된 메시지다.

정 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지방은행장과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금감원은 지방은행에 대해서도 3가지 기본 원칙에 따라 감독·검사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이 밝힌 3대 원칙은 △법과 원칙에 따라 △사전적 감독과 사후적 감독 간 조화와 균형을 도모하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전 예방적 감독은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법과 원칙에 따른 감독’은 정 원장의 100일간 광폭행보가 압축돼 있다. 그는 9일 시중은행장과 간담회에서도 “금감원의 재량적 판단과 결정이 법과 원칙에 우선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규제와 더불어 사법부 판단까지 흔들었던 윤석헌 전 금감원장 때와 달리 금감원의 재량을 법과 원칙이 정하는 테두리 안으로 엄격히 제한하겠다는 뜻이다. 정 원장은 7일 금융지주회장 간 간담회에서도 윤 전 원장 때 단행된 종합검사를 손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먼지털기식’ 종합검사 대신 다른 방법의 검사 방식이 도입될 전망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정 원장의 감독 정책 방향에 대해 “처벌과 규제로 압박해 금융사의 반발에 직면하는 것보다 금융사들이 본연의 역할인 내부 통제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사전 감독 기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보인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오히려 (이전보다) 세련된 방식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의 힘이 너무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으로 정 원장이 풀어야 할 금융권 숙제도 산적해 있다. 당장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중징계 소송, 라임·옵티머스 펀드 등의 사태와 관련된 금융사 제재, 가계 부채 등 불확실한 대내외 금융시장 변수, 금감원의 인사 적체 등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처벌보다는 리스크 예방에 중점을 두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요동치는 금융시장에서 끝까지 이를 지킬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정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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