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는 지난 10월 결혼한 직장인 커플입니다. 제가 대학생 때 한 외국계 기업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요. 그때 팀 대리님이 지금의 남편입니다. 구내식당에서 밥 한번 같이 먹었을 뿐인 서먹서먹한 사이였어요. 그렇게 특별한 인연 없이 저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복학했습니다. 학과 수업과 취업 준비를 병행하면서 구직 활동 사이트를 늘 들여다봤어요. 어느 날 아르바이트했던 회사의 채용 공고가 떠서 자세히 봤더니, 대리님의 직무였어요. 순간 “대리님 이직하셨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별것 아닌 그 생각은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대리님 축하드려요∼”라는 뜬금포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겁니다.
사실 제가 퇴사한 지도 한참 됐고 개인적인 친분도 없어 문자를 보낼까, 말까 한참 고민했어요. 그런데 대리님께서 정말 반가워하시더라고요. 그 메시지 이후 저희는 매일매일 안부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점심 먹으러 오라는 대리님 말에 “앗싸∼”를 외치며 달려갔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편은 제가 아르바이트할 때부터 호감이 있었다고 해요. 친해질 기회를 엿봤지만 실패한 채로 제가 퇴사했고 몇 달 뒤 제가 보낸 축하 메시지에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저도 호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워낙 데면데면한 사이라 둘이 만나려고 하니 어색할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어요. 그런데 실제로 만난 남편은 회사에서와 달리 정말 재밌는 사람이었어요. 밥을 먹은 뒤 갑자기 내린 비에 우산을 함께 쓰면서 제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어요. 그렇게 사귀게 됐습니다. 사귀고 나서 1년 동안 제가 취업준비를 하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는데요. 남편이 “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라면서 늘 다독여줬어요. 덕분에 취업준비에 몰두해 취업할 수 있었어요. 서로에게 어제보다 오늘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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