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 ‘중국발 품귀현상’

中서 전량 수입 마그네슘
석달새 50% 가까이 뛰어

태양광모듈값도 1년새 20%↑
“소재 생산 중장기 전략 시급”


산업현장을 뒤흔든 ‘요소수 사태’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국내 생산이 중단된 원자재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발(發) 역풍 현상’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품귀 현상에 가격이 줄줄이 뛰는 것은 물론, 물량을 구할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제2의 요소 사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발 충격파가 큰 대표적인 소재는 알루미늄 합금 생산에 쓰이는 마그네슘이다. 2011년 국내 생산이 중단된 요소와 마찬가지로, 포스코는 2년 전 마그네슘 사업에서 철수했다. 강원 강릉 지역을 중심으로 마그네슘을 채굴해 가공, 판매까지 했으나 중국 기업들의 계속된 저가 공세에 두 손을 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으로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경량화 소재를 위한 마그네슘 판재 시장 자체가 작은 것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의 강도를 높이고 무게를 줄이는 데 사용되는 마그네슘 수입 물량은 모두 중국에서 들여온다. 다만, 강철 생산 과정에서 전기 강판의 절연성을 높이거나 강판끼리 달라붙지 않게 사용하는 특수 용도의 산화마그네슘은 일반 마그네슘과 달리 한국과 일본에서 주로 생산된다. 중국의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현지 마그네슘 가격은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지난 8월 초만 해도 t당 2만1100위안(약 390만 원)이었으나 현재 3만 위안대로 뛴 상황이다. 중견 기업이 대부분인 알루미늄 업계는 하루가 다르게 채산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수출 통제까지 벌어질 수 있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태양광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태양광 셀(태양전지)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해 국내 업체가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난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주요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에 사용된 중국산 셀 비중은 70%에 육박했다. 셀을 엮어 만드는 태양광 모듈의 중국산 가격은 올해 3분기 t당 4530달러(534만 원)로 1년 전보다 20% 이상 올랐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국내 태양광 셀·모듈 업체들이 대부분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한 상황에서 이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값에 중국산을 사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원자재 분야도 중국 의존도가 높다. 국내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수산화리튬 84%, 산화코발트 87%, 황산망간 100%에 달한다.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국내 생산을 재개하지 않고서는 중국발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마그네슘, 코발트 등의 국내외 자원 개발이나 소재 생산 전략을 중장기적으로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관범·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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